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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퍼블리, 프레센트.14, 사케

매일매일 세 브랜드 #19.

생각은 쉽게 굳는다.

유행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이 깨어질 때의 충격 역시 더 크다.

'누가 디지털 콘텐츠에 돈을 내겠어'

카카오페이지 초창기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보면서

규모의 자본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을 만난 것처럼 느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이

카카오페이지의 웹소설은 물론이고

논문을 연상케하는 묵직한 콘텐츠에도 지갑을 연다.

퇴사를 준비하는 도쿄의 27곳을 다녀와 분석한 콘텐츠는

(트래블코드팀의 콘텐츠다)

4만원 이상의 가격에도 마음이 끌리게끔 다가왔다.

생각이 바뀐 자리에 플랫폼이 들어서면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지갑을 연다.

나 역시 리디북스에서

저도 모르게 무려 100여 권의 책을 샀다.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우리도 함께 변하고 있다.

그럴수록 중요한 것은

향수와 책을 엮을 수 있고,

후지산과 사케를 연결할 수 있는

자신만의 '관점'를 선명하게 다듬어내는 능력일지도.


p.s. 그리고 자신들의 가치를 배가시킬 '소장가치'도.


1. 퍼블리

"저희는 책보다는 좀 더 소프트하지만 언론에서 심도 있게 다뤄주지 않는 부분을 파고들어요.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를 데이터를 통해 파악하는 것이죠. 또 콘텐츠에 돈을 내는 기제는 무엇인지, 재구매율은 얼마나 되는지 분석하는 등 독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합니다. 그래야 독자들이 더 모이겠죠.”


- 박소령, '퍼블리' 대표


'디지털 콘텐츠는 공짜다'라는

아주 오래된 편견과 고정관념에 조금씩 금을 낸다.

이것이 매출과 수익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퍼블리'만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

그것도 웹툰이나 웹소설이 아닌

묵직하기 그지없는 그런 주제들로.

마음 깊이 조용히 응원을 보낸다.


2. 프레센트.14

“평소 책 선물을 좋아하는데 담긴 의미와 상관없이 선물 자체만으로 다소 소박하다는 느낌을 늘 받았어요. 책과 어울리는 향을 처음부터 개발해 책과 함께 선물할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그렇게 ‘향기 파는  책방’을 차리게 됐습니다.”


- 최승진, '프레센트.14' 대표


많은 이들이 '돈이 안될거'라 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아직까지는)

하지만 우리나라 서점 시장의 변화는

사람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그 니즈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그리고 그 시작에 '츠타야서점'이 있다.

결국은 콘텐츠의 '편집력'에 달린 셈이다.

그건 안목 이상의 관점을 필요로 한다.

세상의 모든 책을, 모든 이슈를

자신의 관점으로 가공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이 시대를 관통할 '드러난' 경쟁력 아닐까?


3. 사케

"일본의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것이 후지산 그림이다. 목욕탕을 가도 심지어 라면 집을 가도 걸려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징을 사케가 품을 수 있게 만든 제품이 바로 비룡승운이라는 제품. 후지산 모양으로 병을 제작한 것도 아니며, 그림을 넣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병 속에 후지산을 입체적으로 넣음으로써, 소장용 가치도 만들어 냈다."


- 후지산이 병 속에… 문화와 접목된 일본의 특이한 사케 디자인, <조선일보>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운 포장'이 아니다.

본질을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가공할만한 능력의 마케팅 툴인 셈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

만약 내가 막걸리 병을 디자인한다면

어떤 상징을 떠올릴 수 있을까?

이건 디자인과 아이디어의 싸움이 아니다.

한 국가의 정체성과 가치의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우리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

아니, 많이 불리하다.



*사진출처: 조선일보

https://goo.gl/z44Q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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