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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블루보틀, 발뮤다, 제일기획

매일매일 세 개 브랜드 #18.

매일 브랜드 관련 뉴스를 스크랩하다보면

어느 시기에 자주 보이는 브랜드들이 따로 있다.

블루보틀과 발뮤다가 그런 사례다.

기사를 열어놓고

'클리어리' 앱으로 텍스트만 남긴 후 정독을 한다.

인터뷰 내용 중 핵심이 되는 내용을

텍스트로 옮긴 후 다시 읽는다.

주요한 키워들을 드립하듯 걸러낸다.

블루보틀에게선 '강박'이

발뮤다에게선 '아침의 행복감'이

제일기획의 삼성전자 광고에선

'인간애'란 키워드가 마지막으로 남았다.

곰곰히 생각해본다.

이들 창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힘은

광고를 보는 인도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평범해 보이는 한 잔의 커피가

흔하디 흔한 토스터기 한 대가

TV만 틀면 나오는 광고가 이토록 회자되는데는 이유가 있다.

나는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연습이라 믿는다.

브랜드는 그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사진 출처: 비즈버즈 https://goo.gl/YrL6Al)


1. 블루보틀

"회사 규모나 매장 수보다

품질 향상을 먼저 생각한다.

매일 더 좋아져야 한다는 강박감이

나의 원동력이다"


- 제임스 프리먼, '블루보틀' 창업자


그는 클라리넷 연주에서

더이상 기쁨과 보람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대신 커피에 매달렸다.

그리고 결국 커피를 팔기로 결심했다.

만일 한국에서 누군가 이런 결정을 했다면

아마도 이런 말을 들었을 것이다.

"어떻게 사람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냐?"

'블루보틀'은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통해 만들어진 브랜드다.

돈이 되는 것을 넘어 산업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러면 또 누군가 이렇게 말하겠지?

"여긴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야!"

남이야 뭐라든 마음이 이끄는 일을 하자.

영혼을 담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든 세상이다.

좋아하는 일도 일이 되면 힘든 법인데

좋아하지도 않는 일에서 성공과 행복을 바라는건 정말 욕심이다.

모두가 블루보틀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 동네를 빛내는 카페 하나쯤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영혼을 담아 그 일을 사랑한다면.

정말 그렇게 지속할 수 있다면.


2. 발뮤다

“아침 빵이 맛있으면 아침이 즐거워진다.

아침이 무척 즐거우면

그렇지 않은 날에 비해 몹시 좋은 날이 된다.

전하고 싶은 건 좋은 하루의 기점이다”


- 테라오 겐, '발뮤다' 창업자


이들의 집요함은 '블루보틀' 못지 않다.

그러나 그 집요함을 뒷받침하는 건 사람에 대한 이해다.

이른 아침의 커피향만큼 사랑스러운게

노릇하게 구워지는 토스트의 따뜻함과 바삭함,

주변의 공간을 채우는 고소함만큼

일상에서 행복해지기 쉬운 시간이 다시 있을까?

발뮤다는 그것을 평범한 토스트기로 재연해냈고

기술의 집요함에 스토리가 더해져

지금의 터무니없는 가격을 가능케 했다.

그 가격은 오롯이 인간이 감정을 이해하려는

그들의 집요함에서 비롯되었고 만들어졌다.

토스터기가 가능한데

다른 가전제품들은 왜 안되겠는가?


3. 제일기획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과

배경음악 속에 담아 영화 사랑이

남다른 인도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 같다.

난관 극복, 해피 엔딩, 인간애 등

인도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이야기에 적용했다”

'이런 류의 광고는 많이 봤지...'라는 마음을 안고 동영상을 본다.

결국 뜨거워진 눈시울 앞에 머쓱해진다.

음악과 스토리와 연기의 3박자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진다.

왜 1억 번의 클릭을 끌어내었는지가 단박에 이해된다.

새로움이 능사는 아니다.

늘 먹는 아침밥에도 감동할 수 있다.

진심을 담는다면,

공감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면,

그리고 AS 기사의 머나먼 고된 여정이

우리의 인생과 닮아있음을 깨닫게 된다면,

어설픈 비평의 시각을 내려놓고 1억 명과 함께 감동할 수 있다.

이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 행복할 수 있기를.

모든 인생의 짐을 잠시 내려놓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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