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글 쓰는 일을 해왔습니다. 브랜드 전문지에서 7년을 수련한 후 다시 독립해서 7년 이상 내 글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의 글을 윤문해오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일은 항상 출판사와 연결해주는 일로 마무리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출판사는 신규 출판에 상대적으로 엄격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출판 시장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무명의 작가 책을 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저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출판사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출판은 크게 투고와 편집, 디자인과 제작, 배포와 재고 관리, 마케팅의 과정을 거칩니다. 이중에서 윤문을 비롯한 교정, 교열 등의 작업은 제게 직접적인 경험이 있습니다. 디자인과 제작은 회사에서의 경험을 비롯해 외주를 여러 번 진행해보았습니다. 배포와 재고 관리의 경우도 온라인을 통해 외주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출판의 전 과정을 직접적으로 경험해보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러나 출판업이 힘든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을 제대로 파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출판업에 도전해보고자 합니다.
첫째, 책을 내고자 하는 수요가 넘칩니다.
지금도 전국의 곳곳에서 수없이 많은 글쓰기 강좌와 수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고나 출판사의 컨택을 통해 이뤄지는 상업 출판 외에도 비용을 지불해가며 출판사에 의뢰하는 기획 출판, 자신의 돈으로 출간을 진행하는 자비 출판 시장도 꽤 큽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획과 마케팅, 브랜딩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책들이 채 1쇄를 찍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종이를 넘어선 재능과 자원의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들더라도 가치있게 읽히고 소비되는 시장을 만들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이런 수요와 출판사 간에 큰 간극이 있습니다.
책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출판사는 상대적으로 소수입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정성이 결여된 기획 출판이나 양과 질적인 면에서 함량 미달인 자비 출판 독립 서적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비버북스가 이 중간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자신의 책을 '제대로' 내고 싶어하는 분들의 브릿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습득한 윤문의 역량으로 책을 내고자 하는 이들의 초고를 다듬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현재 가능한 기획 및 편집, 디자인과 마케팅의 역량으로 이런 책들을 발굴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도모할 자신이 있습니다.
셋째, 출판사 자체를 브랜딩해 경쟁력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출판사는 많으나 특정 분야에 특화된 출판사는 많지 않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개인과 스몰 브랜드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자 합니다. 외부에 노출될 정도의 성공은 아니더라도 그 동네에서, 영역에서 성공한 작은 브랜드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스몰 브랜드의 대표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작은 성공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꽤나 높은 연수익을 올리는 프리랜서나 1인 사업가들, 스몰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남기고 싶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유명해진 펭귄 출판사를 비롯 국내에서는 남해의봄날, 유유출판사, 포르체 등이 제가 만들고자 하는 출판사의 롤모델입니다.
넷째, 신규 작가의 출간은 물론 다양한 스몰 브랜드의 발굴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출판사 자체가 특화되어 브랜딩에 성공하면 인생 첫 책을 내는 신규, 무명 작가들을 통한 기획 출판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다양한 신규 브랜드를 발견하여 이를 시리즈화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출판사 자체의 기획에 따라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살린 책을 출간하여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의미있는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해의봄날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지방에 소재하고 있음에도 사람들이 가장 주목한 출판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다섯째, 단순한 출판사가 아닌 컨설팅 및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할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출간의 과정이 개인에게든 작은 회사에게든 브랜딩의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가 여타 출판사의 편집자나 필자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15년 이상의 에디팅과 브랜드 컨설팅의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버북스는 단순한 출간이 아닌 그 과정에서의 컨설팅에 방점을 두고자 합니다. 아울러 다양한 SNS 활성과 경험을 가진 제가 출간한 책의 마케팅은 물론 저자들의 네트워킹에 기반해 이들의 지식을 플랫폼화된 온라인 클래스로 연결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한 네이버 출신의 전문 인력들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출판화는 시장의 불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양극화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인지도 있는 저자들은 대형 출판사로 몰릴 것이고, 책을 내고자 함에도 이름 있는 출판사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저자들은 작지만 강한 비버북스 같은 출판사의 문을 두드릴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현재 2~3,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기획 출판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도전해보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인 제작비용을 통해 책의 원가를 절감하고 상대적으로 비싸진 출판 시장에서 저렴하지만 콸러티를 신뢰할 수 있는 스몰 빅 브랜드로 성장시켜보겠습니다. 모쪼록 투자자분들의 넓은 이해와 결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