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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글쓰기, 14일차의 기록

1.


2주 전 오래 된 동료를 다시 만났다. 네이버 라인을 거쳐 관련 계열사에서 일하는 그는 고민이 많았다. 비슷한 연배라 회사에서는 나이로만 보면 탑투에 해당하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하지만 완벽주의자인 그는 고민만 많을 뿐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회사를 한 번 그만 두어본 경험이 있어서 더 그런 듯 했다. 그래서 나는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보여주기로 했다. 그는 글만 쓰는 내게 요즘은 영상 시대라며 유튜브 방송을 권했다. 나는 당장 다음 날 부터 '글쓰기로 하는 개인 브랜딩'에 관한 실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2.


어느새 14일이 지났다. 딱 한 번 10분 지각을 빼놓고는 큰 사고 없이 이어오고 있다. 더 의미있는 건 회사 동료가 편집과 같은 후반 업무를 맡아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90일 간의 이 방송이 끝나면 해당 내용을 다시 편집해서 온라인 클래스를 만들기로 했다. 새로 시작하는 '비버북스' 일도 도와주기로 했다. 이 동료 덕분에 출판사 디자인을 맡아줄 능력있는 분도 섭외할 수 있었다. 동료와는 온라인 관련 수익을 5:5로 나누기로 했다. 나는 컨텐츠, 그가 시스템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3.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는다. 고민만 할뿐 어떤 시도도 하지 않으니 변화도 없는 건 당연할지 모른다. 그런데 두려움 때문인지 자기 확신이 부족한 것인지 사람들은 여간해선 관성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굉장히 큰 장점을 가진 편이긴 하다. 어느 순간엔가 생각나면 무조건 해보는 성격으로 변해 버렸으니까. 물론 단점도 많다. 주변에선 혼자 뭘 그렇게 많이 하느냐, 하나만이라도 지긋하게 하라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심지어 돈이 궁하냐는 오해도 받는다. 그러나 나는 이런 실험을 멈출 생각이 없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으니까.




4.


그렇다고 지금 하는 유튜브가 잘 되고 있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겨우 2주일이 지난 지금이지만 구독자는 고작 34명이다. 매일 생방송을 듣는 사람이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방송에 10분 늦은 날은 한 분만 참여한 적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차곡 차곡 구독자를 늘려가는게 보람 있다. 물론 이런 저런 홍보 방법도 있지만 단단하게 늘려가는 법을 단톡방을 운영하면서 배웠다. 허수는 오히려 잡음을 만들고 짐이 되기도 한다. 아직 내공이 쌓이지 않은 경우엔 오히려 발목을 잡는 선택이 될 때도 있다. 매일 조금씩 배우면서 남을 가르치는 내게는 이 90일의 워밍업 시간이 꼭 필요하다.


5.


나는 이 방송 때문에 이미 완성된 300여 페이지의 글쓰기 관련 책의 출간을 미루고 있다. 내용을 검증받고 싶고 더 좋은 내용을 담고 싶어 출판사의 채근에도 고집을 부리고 있다. 무엇보다 나는 매일 새벽의 이 방송을 즐기고 있다. 하루 종일 내일은 무슨 얘기를 할지 고민한다. 무엇보다 '글쓰기를 통한 개인 브랜딩'이라는 주제에 대해 스스로의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 이 지식과 정보가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내게는 통했던 이 방법이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그 정도의 확신 없이 글쓰기 관련 책 하나 더 내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6.


또 한 가지 고무되는 사실은 직장 동료의 변화다. 그는 예전과 달리 매일 같이 내게 조언과 제언을 한다. 방송을 편집하면서 느낀 점을 내게 모니터링 해준다. IT쪽 지식에 밝은 그로 인해 나는 새로운 실시간 방송 툴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 관련 정보와 책도 여러 권 소개받았다. 채널의 이름은 물론 썸네일의 이미지, 카피까지 그가 싹 다 알아서 한다. 나는 그저 새벽 6시의 방송 콘텐츠만 준비하면 된다. 이런 경험은 혼자 일하기 좋아하는 내게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새로 시작하는 출판사의 경우는 난생 처음 몇 곳으로부터 투자도 받기로 했다.


7.


나는 사람들이 이런 성장의 스토리를 좋아한다고 믿는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어느 순간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을 나는 믿지 않는다. 로또도 처음 나온 날 단 한 번 사보았을 뿐이다. 나는 노력 없이 얻는 무언가의 존재가 두렵다. 반드시 댓가가 따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모 유튜버의 신상과 진상이 연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인과응보다. 무자본, 무노동으로 일군 부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배우고 있다. 아무튼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 동료와 함께 가련다. 그래서 이 어리석보이는 노하루를 언젠가 결과로 책으로 보여주고 싶다. 해당 채널의 이름은 '지금 당장 글쓰기'다. 모쪼록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 지금 당장 구독과 좋아요, 알람 설정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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