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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연 '7차 온라인 실시간 컨설팅'을 마치고 나서

1.


'로야디'는 쌀가루로 만든 디저트를 판매하는 작은 가게다. 위치는 서초동이지만 골목 깊숙한 곳에 있어서 아직은 아는 이가 많지 않다. 그런데 이곳에서 만든 찰떡 브라우니는 무려 10만 개가 팔렸다. 지금은 설기도넛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는 이 브랜드에 지금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뭐냐고 물었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했다.


2.


나는 해결사로 두 분을 불렀다. 2만원 대의 향수를 팔아 무려 5억 원의 매출을 올린 '리브리브'의 신다윗 대표, 그리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만 칫솔을 50만 개 이상 판매한 '오호컴퍼니'의 이선형 대표가 그들이다. 나는 '온라인 실시간 컨설팅'이란 이름으로 매주 작은 브랜드를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그 7번째 시간이었다.


3.


예상했던 대로 이들 대표님은 가차 없었다. 일단 신 대표는 로야디의 김은송 대표에게 매일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그런 기록 없다고 했다. 신 대표는 마케팅이고 브랜딩이고 때려치우고 매일 30분간 매출부터 기록하라고 주문했다. 잘 팔리는 제품만 남기고 싹 다 정리하라고 했다. 그래야만 잘 팔리는 제품을 더 잘 팔 수 있을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도도 포인트'라는 사이트를 알려주었다. 고객 주문 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인 듯 했다.


4.


그 다음으로 주문한건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 자신은 무려 100여 종의 향수를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중 잘 팔리는 제품은 5종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즐길 수 있도록 이렇게 많은 향수를 생산한다고 했다. 그리고 김 대표에게 물었다. 왜 쌀가루로 만든 브라우니를 만드록 있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5.


나는 이게 진짜 마케팅 고수들의 처방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대단한 비법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의 9할은 가짜다. 서너 평 남짓 가게에서 디저트 파는 대표들의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러나 작은 브랜드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 대표들은 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놀라운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지금 팔고 있는 것을 더 많이 파는 방법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방법은 의외로 당장 할 수 있는 단순한 작업이라는 사실을.


6.


나는 '스몰 브랜드 연대'란 아주 작은 모임을 하나 운영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100여 명의 대표들과 함께 하면서 한 가지 크게 배운게 있다. 첫 번째는 의외로 그들은 도전과 변화를 즐기지 않는다는 거였다. 두 번째는 이기적이라는 점이었다.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 제안은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세 번째는 간지나는 모임과 프로그램에 열광한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어쩌면 '스몰'이라는 단어 자체를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7.


그럼에도 나는 이 작은 브랜드들에 실제적인 도움과 솔루션을 주고 싶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아는 법이라던가. 작은 브랜드의 사정은 작은 브랜드를 거친 대표들이 가장 잘 안다. 나는 이들에게 진짜 전문가들을 연결주고 싶다. 그래서 이 실시간 컨설팅을 거친 브랜드들이 유명해지는 모습을 반드시 보고 싶다. 돈 되는 일은 아니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리고 누가 뭐라든 나는 이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


8.


작은 브랜드 하면 사람들은 '영세함'을 먼저 떠올린다. 폼 나는 사업이 아니라 여기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음이 진짜 차별화를 위한 열정과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나는 적지 않게 보아왔다. 나는 해외에서 MBA를 밟은 사람들보다 2만원 짜리 향수, 1000원 짜리 칫솔을 팔 줄 아는 사람들이 진짜 마케터들이라 생각한다. 과일 가게 매출 하나 올리지 못하면서 말로만 브랜딩, 마케팅을 논하는 사람들을 나는 믿지 않는다. 인정하지 않는다.


9.


오늘도 1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 이 모임을 아는 사람은 적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러나 나는 언젠가 이 안에서 세상을 놀라게 할 브랜드가 탄생하리라 믿는다. 사실 그 브랜드가 내가 만든 '비버북스'였으면 좋겠다. 그러나 아니어도 괜찮다. 충분히 함께 기뻐할 자신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들의 영상을 저장하고, 녹취록을 작성하고 이 글을 쓰고 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실시간 컨설팅의 힘을 믿고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은 수고한 나에게 맛있는 배달 음식을 하나 주문하고 싶은 날이다.




p.s. 이 특별한 컨설팅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스브연' 단톡방으로 함께해주세요. (참여코드는 small입니다)


https://open.kakao.com/o/gCGHIT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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