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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의 기세, 기운, 에너지 그리고 포스에 대하여

1.

지금까지 최소한 100명 이상의 크고 작은 회사 대표들을 만났다. 브랜드 전문지에서만 7년, 이후 스타트업에서의 2년, 그리고 이후 7년 간은 스몰 브랜드 대표님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성공한 브랜드 대표들에겐 특징이 있었다. 그건 한마디로 말하면 기세, 기운, 에너지, 포스 같은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들을 만나면 인터뷰하러온 내가 충만해지는 기분이 들곤 했다.


2.


이렇게만 말하면 성공한 기업이니 당연히 기분이 좋아서 그렇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막 시작했을 때도, 힘들 때도 동일한 기운을 유지하고 있었다.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말의 내용이 아닌 그 사람이 가진 에너지 자체로 업되는 기분이 들곤 했는데 아주 개인적인 경험이니 그 정도로만 얘기하는게 좋을 듯 하다. 그런데 오늘도 그런 대표님 한 분을 만났다. 내리 3시간을 너무 집중해서 얘기했더니 집에 와서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3.


굳이 이런 뜬구름 같은 얘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많은 스몰 브랜드 대표님들이 자꾸만 뭔가를 배우려고만 한다는 점이 안타까워서다. 대표가 새로운 걸 배우는게 나쁠리 만무하지만 솔직히 우리는 알지 않는가. 강연만 들으러 다니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스스로의 실천이나 도전 없이 마음의 위로만 받는 사람들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내 브랜드와 제품,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을 갖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선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이 넘친다.


4.


만날 때마다 새로운 기운을 얻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매번 부정적인 이야기로 오히려 기분이 다운되는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을 가려서 만나는 것도 박하지만 굳이 에너지를 빼앗기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필요도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인생 짧으니까. 나는 사람도 사업도 기세라고 생각한다. 막연히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는게 아니다. 자신의 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사업을 하자는 얘기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세상에 필요하다면 그만한 자존감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5.


이미 눈치 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나 자신에 하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 만난 대표님이 이 부분을 정확히 짚어 주셨다. 거짓없이 투명하게 사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하면 이 점이 겸손을 넘어선 자기 비하가 될 수도 있다.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도 안될 일이지만 가진 것의 정확한 댓가를 요구할 줄 아는 것도 사업가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되지 않을지. 중요한 건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한 믿음, 수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이 아닐지. 이런 걸 가진 사람들에게선 언제나 그런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 나도 그들의 그런 에너지를 꼭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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