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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캐리앤소프트, 최인아책방, 그리고 픽사

매일매일 세 브랜드 #21.

다들 '사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의 경영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사태'라고까지 불리는 '캐리'의 퇴사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민하는 대표와

창업공신으로서의 섭섭함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안좋은' 퇴장으로 이어진 결과다.

사실 이런 모습은 자주 보아왔다.

사업 초기엔 생존 자체가 리스크가 되지만

일정 규모에 오르고 직원이 늘고 투자를 받는데까지 이르면

리더의 마음엔 스멀스멀 '불안'이 차오른다.

정작 '지속가능'한 경영의 성패는

이 불안이라는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면에서 캐리의 사례가 서투른 대응이라면

노련한 대응의 모습을 최인아 대표에게서 본다.

자신의 능력이 역할에 어울리지 않음을 직감하고

스스로 당당하게 용퇴하는 모습에서

무능력한 리더보다는 현명한 구루의 모습을 만났다.

결국 그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고

지속가능한 삶의 대안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사람만이 아니다.

지속가능한 기업의 성장 뒤에는

담당자를 신뢰하고 주도권을 주되

그 문제에 대한 정당한 책임을 동시에 요구하는

성숙한 리더십과 기업문화가 있음을

'픽사'와 같은 기업들에게서 다시 한번 확인한다.

뛰어난 리더들이 '매출'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 것은

그 매출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대체불가능한'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제2, 제3의 캐리가 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지도.

캐리의 경쟁력이 '회사'에 있지 않고

그 자신의 고유함에 있다면

감히 더 경쟁력있고 대체불가능한 그런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다시 설 수 있다고

감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1. 캐리앤소프트

"캐빈, 엘리 등 여러 캐릭터들을 만들고, 업체 제휴와 뮤지컬 기획, 캐릭터 펜시 사업 등으로의 확장은 이런 수익 구조에 대한 다각화 전략을 잘 보여준다. 동시에 해결하지 못한 고민도 남았을 것이다. 바로 캐리라는 캐릭터. 캐리 언니로 회사를 이만큼 키워 냈지만, 회사가 더 크기 위해선 캐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캐리라는 캐릭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회사는 치명타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대표의 조바심도 이해할 수 있고

캐리의 섭섭함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또 한 번의 성장을 위한 고통일지

미성숙한 고치로 퇴화할지는

지금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우느냐에서 결정나겠지.

대도서관의 아프리카에서의 학습이

이 사태를 조금 더 냉정히 보게 만든다.


2. 최인아책방

"우리 업계도 디지털 시대가 오면서 지금까지의 수익 구조가 깡그리 바뀌고 있었죠. 부서장으로서 제가 그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여력이나 역량이 저한테 있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 시절 교육부 장관을 했던 이가 임기 중 물러나면서 ‘나는 이 직책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기에는 무능하다’고 했는데, 사직의 변으로 이보다 더 정직하고 멋진 게 어디 있나 생각하고 그 기사를 오려 놨었어요"


딱 한 번 최인아책방에 들러본 적이 있었다.

마침 연주회를 겸한 행사가 있어

쫓기듯 책을 훑어보고 나왔던 경험만 있다.

솔직히 조금 걱정이 되었다.

열일을 제치고 갈만한 곳이 되기엔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느꼈고

한 사람의 취향만으로 독특한 곳이 되기엔

최인아라는 이름 그 이상의 무엇이 아쉽다고 느꼈다.

이 기사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적어도 한 달에 하루 이틀은 시간을 내어

이 멋진 사람의 취향에 푹 빠져보고 싶은 이유를.


3. 픽사

"픽사가 병원이고 영화가 환자라면
브레인트러스트는 매우 신뢰가 가는 의사들인 셈이다.
하지만 치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주치의인 영화감독에게 있다."

- 에드 캣멀, 픽사 공동창업자


이들은 직원에게 '매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매출'이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이기에

그들 스스로 그 짐을 도맡으려 들기 때문이다.

압박이 아닌 자율과 책임이 주어질 때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는지를 이 기사에서 배운다.

물론 적지 않은 미화를 감안하고서 말이다.



*사진출처: 유투브 'CarrieAndToys'

https://goo.gl/FuJSj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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