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팔리는 글쓰기와 퍼스널 브랜딩

1.


지난 달 말일, 나름 10쇄를 찍은 '스몰 스텝'의 인세가 들어왔습니다. 정확히 114,000원이네요. 그 후에 쓴 '스몰 스테퍼스'의 인세는 26,000원입니다. 월 수익이 아니고 분기당 판매 수익입니다. 물론 쓴지 좀 된 책들이긴 하지만 잘 팔릴 때도 인세가 150만원 정도였습니다. 이렇듯 2쇄만 찍어도 행복한 출판 시장에서 글로 돈을 벌기는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저처럼 그걸 알고도 글을 쓰면 다행이지만 모르는 분들은 꼭 한 번 생각해보고 글이나 책을 쓰셔야 합니다.


2.


이렇게만 말하면 책쓰기의 무용론을 이야기할 것 같지만, 그럴리가요. 제가 글과 강연으로 먹고 사는 사람인데요. 모르긴 해도 스몰 스텝을 통해 벌어들인 강연료가 수천만원은 될 겁니다. 이 책이 계기가 되어 컨설팅으로 연결된 것까지 합치면 1억은 그냥 넘을 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퍼스널 브랜딩을 이야기하지만 한 개인이 스스로를 알리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런 개인 브랜딩의 지름길을 여는 방법에는 아직도 책만한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도 결국 '말'과 '컨텐츠'의 힘이란 사실을 잊지 마세요)


3.


하지만 한 사람의 글이 사람들에게 사랑받기까지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연히 브런치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사람 중 한 분인 박창선 작가의 글을 읽었습니다. 2017년도에 브런치를 시작해서 여러 번 망하셨더군요. 그러나 어느 날 임계점이 옵니다. 고객들과 잘 풀리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글로 토해낸 모양입니다. 그때의 경험을 작가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4.


"그날은 술을 마신 날이었습니다. 어김없이 고객과 이해되지 않는 우주적인 이야기를 했고, 잘 풀리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의 뒷단을 고민하며 저게 도대체 뭔 말이고 왜 저런 말을 하는 건지 헤매다 받은 열을 맥주로 식히고 있던 초여름이었죠. 감정과 술이 만나면 새로운 화학 작용이 진행됩니다. 밖으로 넘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넘치는 것들을 브런치에 쏟아내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조회 수는 제게 무척 놀라운 숫자였습니다. 하지만 딱히 수익이 생기는 일은 아니었기에 조회 수만큼 기분만 좋았습니다. 혹시나 싶어 비슷한 톤으로 다시 글을 써보았습니다. 술 주정 같은 글을 푼 것이죠. 오, 또 조회 수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그런 글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5.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몰 스텝의 열기가 뜸해질 즈음 저는 크게 돈이 안되는 작은 브랜드들을 만나 컨설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답답한 마음을 안고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작은 회사에도 브랜딩이 필요한가요?' 당장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식당, 가게, 학원, 개인 병원 등에 브랜드란 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아주 진지하고 스스로 묻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독자들에게서 반응이 왔습니다. 박창선 작가는 술 한 잔 하면서 자유롭게 쓴 문체로 '자기다움'을 발견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저는 '진지하지만 진정성있고 쉬운' 글로 조금이나마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요철이란 사람의 브랜딩이 시작된 것이지요.


6.


하지만 결국 이 모든 노력은 '팔리는 사람'이 되기 위한 몸부림으로 귀결됩니다. 브랜딩이든 마케팅이든 결국 그 제품, 서비스, 사람은 매출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와 욕구가 충족될 때에만 지갑을 엽니다. '선영아 사랑해'처럼 유명해도 팔리지 않는 카피는 사실상 실패한 겁니다. 직접 팔리지 않더라도 그 카피(글)로 인해 부가적인 매출로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을 던지고 사람들의 반응을 봅니다. 그리고 그들의 필요를 알게 되면 그 내용을 글과 PDF와 책으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팝니다. 그렇게 '스몰 브랜드의 정석'을 팔았고 '스몰 스텝 글쓰기'를 팔고 있습니다.


7.


스몰 브랜드를 위한 저만의 노하우를 담은 '스몰 브랜드의 정석'은 PDF와 제본된 책으로 100여 권을 팔았습니다. 이 책을 구매해주신 분들 중엔 배민과 이케아의 이사님도 계시고 대학교의 기획실장도 계십니다. 그 다음으로 쓴 '스몰 스텝 글쓰기'도 50여 권 이상을 팔았습니다. 최근엔 글쓰기에 관한 55일간의 유튜브 생방송 내용을 PDF로 엮어 5일간 스무 권을 팔았습니다. 매출을 계산하니 스몰 스텝의 딱 4배가 나오더군요. 그러니 만일 자신을 '브랜딩'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글을 쓰십시오. 그것도 꾸준히 쓰십시오. 그리고 시험 삼아 PDF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팔아보십시요. 팔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소비자들에게 가치가 없다는 의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8.


종종 내 원고를 주며 책을 내는데 왜 돈을 내야 하느냐고 묻는 분들을 만납니다. 물론 출판사가 팔릴 것 같은 원고를 발견하면 당연히 책의 제작 과정을 모두 책임집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면서 이런 말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습니다. 출판사가 몇 백에서 몇 천 가까운 투자를 해야할 원고가 아니라면, 그런데도 책을 내고 싶다면 비용을 치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컨텐츠가 가진 가치를 스스로 부풀려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은 냉정합니다. 그냥 좋은 물건이 아니라 탁월한 물건이라야 팔리는 곳이 시장입니다. 글과 책이라고 해서 다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9.


그러니 '팔리는 글'을 써보세요. 그것이 블로그이든 페이스북이든 인스타그램이든 어디라도 좋습니다.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세상에 던져놓고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내게는 너무도 소중한 컨텐츠인데 사람들이 관심없어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나 정말 신박한 콘텐츠라면 사람들은 언제든 기꺼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고 '지갑'을 엽니다. 최근 저는 식당 홀 매니저로 일하는 와이프의 얘기를 글로 쓰고 있습니다. 반응이 뜨겁습니다. 식당이 흥하든 망하든 이 콘텐츠는 될겁니다. 이렇게 생생한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흔하지 않으니까요. 시험 삼아 올린 글에 수백 개의 좋아요가 달렸습니다. 30년 외식업자의 칭찬을 들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제 돈 들여 책으로 반드시 내고야 말겁니다.


10.


팔리는 사람이 브랜드입니다. 팔리는 글이 퍼스널 브랜드를 만듭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지갑을 열기는 더 어렵습니다. 성공에 이르는 방법도 각기 다릅니다. 앞서 소개한 박창선 작가의 글은 재밌습니다. 그러나 제 글엔 그 재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진정성과 생생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답게 쓴 글들이 결국엔 오래 가고 사랑받습니다. 그러니 현란한 퍼스널 브랜딩의 노하우를 고민하기 전에 나를 표현하는 글을 써보세요. 좋아요와 댓글을 받아보세요. 1000원이라도 받고 그 글을 팔아보세요. 그렇게 나의 관심과 세상의 필요를 연결해보세요. 팔리는 글을 쓰세요. 우리는 조선 시대의 선비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이자 장사꾼이니까요.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p.s. 위에 소개한 제 글들을 구매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1) 스몰 스텝 글쓰기 - 노하우 편집본

https://bit.ly/3UKtYe7


2) 스몰 스텝 글쓰기 - 자작 에세이

https://bit.ly/48umfp1


3) 스몰 브랜딩의 정석 - 12단계 브랜딩 프로세스 워크북

https://bit.ly/47csuMv

매거진의 이전글 '내 인생 첫 책 쓰기 - 부트 캠프' 1기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