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식당 홀 매니저의 고군분투 운영 이야기 #11.
1.
와이프가 일하는 식당은 판교에 있다. 그래서 대기업 직원들이 만 원짜리 식권을 들고 메뉴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재미있는 사실은 삼성 직원과 현대 직원은 주문하는 과정에서도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일단 삼성 직원들은 가성비를 많이 따진다. 식당 메뉴 하나를 보고서도 적절한 주문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하지만 현대 직원들은 과장, 부장이 '이걸로 하자'면 그대로 따른다. 이들은 옷차림도 말투도 분위기도 다르다.
2.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나 많은 현대스러운 직원들이 삼성에서 고민할지를 생각해봤다. 매사에 따지기 좋아하는 삼성스러운 직원이 현대에서 일한다면 어떤 평가를 받을까. 나 역시 나와 스타일이 다른 회사에서 7년이나 견디며 일하느라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얻었다. 그러나 회사를 나와서 혼자 일하며 전혀 다른 평가와 대우를 받고 있다. 요지는 나에게 맞는 일터와 직장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니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해서 쉽게 자신의 돌리지는 않기를 바랄 뿐이다.
3.
'It's not your fault'
영화 '굿윌헌팅'에 나오는 대사다.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물론 개인마다 개성과 취향이 다르듯이 능력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족한 사람이라도 각자의 장점은 하나 이상씩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 장점을 필요로 하는 직장이 세상에 어느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물론 이렇게 자신의 핏에 맞는 직장은 들어가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실패와 어려움을 자신의 잘못으로 쉽게 돌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의 잘못만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