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9. 도대체 장사가 왜 잘되는 건데!!!

어느 식당 홀 매니저의 고군분투 운영 이야기 #09.

와이프는 지금의 홀 매니저로 일하기 전 인근 부대찌개 집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잔금을 못받는 일이 생기자 바로 전일 근무로 돌려 지금의 순두부 가게에서 전일 근무를 하게 되었죠. 그런데도 와이프는 가끔씩 이전 가게를 찾아 도울 일이 없는지를 묻습니다. 심지어 사수 중인 아들도 금요일 하루는 그 가게에서 알바일을 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걸 좀 배우라는 의미인 거죠.


그런 와이프가 지금의 식당에선 조금 매몰찬 사람으로 불리는 모양입니다. 빡빡이 주방장도, 홀에서 일하는 이모님들도 '그만 두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실제로 최근엔 그만 두겠다면서 계속 다니는 이모님의 후임을 구하고 말았습니다. 사람을 뽑았다고 하니 이모님은 매우 놀란 눈치라고 합니다. 같이 일하는 이모님들이 계속 일하게 하자고 해도 와이프는 단호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분들이 결국 식당 분위기를 흐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를 쓴 짐 콜린스는 사업이란 결국 회사라는 버스에 적절한 사람을 태우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태운다는 말은 내리게도 할 수 있다는 말이죠. 문화가 다르고 규모가 커도 결국 사람입니다. 장사도 사람입니다. 그러니 와이프가 가진 양면성은 당연한 건지도 모릅니다.따뜻할 때와 차가울 때를 구분해서 처신하는 것도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순두부 가게는 장사가 안되는 금요일도 너무 바빠 주방장이 날뛰고 있습니다. 문득 '극한 직업'의 다음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장사가 왜 잘되는 건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