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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ed Value'란 무엇인가?

스몰 브랜드를 위한 '맥킨지의 7S 프레임워크' 이해하기 #01.

어렵고 복잡해보이는 경영이론들은 얼핏 작은 가게나 식당, 카페, 학원 같은 스몰 브랜드들에겐 필요치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1980년대 소개된 '맥킨지의 7S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내가 만난 스몰 브랜드들을 한 번 해석해보기로 했다. 어려운 이론들을 쉽게 풀어 작은 브랜드들을 돕고 싶기 때문이다. 과연 적용이 가능한지 함께 연구해보자.


1. Shared Value - 핵심가치란 무엇인가?


와디즈 초기에 소개된 '정준호기름'은 한 마디로 1인 기업이었다. 와디즈 펀딩 금액도 500만원일 정도로 소박했다. 이 브랜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참깨 가루가 아닌 통참깨로 기름을 짠다는 거였다. 일반 참기름은 수입한 참깨 가루를 고온압축하는 과정에서 벤조피렌이라는 발암 물질이 나온다. 하지만 정준호기름은 국내산 통참깨를 사용해 이런 위험을 없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가격이 높아진다는 것, 그래서 이 회사의 대표는 자신의 '양심'을 사람들의 눈에 보여주려고 했다. 그 방법은 바로 통참깨를 짜고 남은 '깻묵(참깨박)을 함께 포장한 것이다.


이 깻묵은 실제로 통참깨를 사용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나물 같은 음식에 첨가해 고소한 맛을 돋울 수 있고 심지어 화분의 퇴비로 쓸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핵심가치란 무엇일까?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가치'란 말의 핵심은 1) 제품이나 서비스의 쓸모 2) 그로 인해 채워지는 인간의 욕망이다. 이런 정의에 의하면 고소함을 더하는 참기름의 원래 쓸모(needs) 외에도 안전한 식품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wants)를 동시에 채워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조그만 참기름 브랜드가 가진 경쟁력의 핵심도 결국은 가치(Value)에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가치'가 이 시대의 브랜딩에 그토록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차별화 때문이다.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참기름은 대량생산되어 판매되므로 1인 기업이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벤조피렌이라는 발암물질을 언급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원하는 '안전'과 '건강', '양심'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것으로 정준호기름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만일 깻묵을 포장해서 배달하는 아이디어를 펀딩이라는 방법을 통해 전파할 수 없었다면 지금의 정준호기름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핵심가치'를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의 있어보이는 단어 정도로 이해하지 말자.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스몰 브랜드의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경쟁력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p.s. 정준호기름은 이 펀딩 이후 미슐렝 선정 비빔밥 집의 전용 참기름으로 선택됨은 물론 전국의 대형마트에 입점할 수 있었다. 회사 이름도 '정준호양심기름'으로 바꾸었다.




* 정준호양심기름의 펀딩 페이지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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