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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왜 장사가 잘 되는 건데, 두 번째 이야기

어느 식당 홀 매니저의 고군분투 운영 이야기 #15.

1.


순두부 가게 매출이 우상향 중입니다. 평일에도 170은 가볍게 넘어서네요.(와이프가 오기 전 이 식당의 매출은 100을 조금 넘기는 정도였습니다) 잘 안되는 날도 있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단골들이 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도대체 매출이 느는 가장 큰 이유가 뭐냐고 말이죠. 마치 '극한 직업'의 어느 배우가 "도대체 왜 장사가 잘 되는 거냐고!" 라고 외치듯이 궁금했거든요.


2.


와이프는 말합니다. 일단 가게를 깨끗히 유지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식당이 깨끗한 건 당연한건데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그랬더니 와이프가 말하길 일하는 공간에 익숙해지면 가게가 더러운지 아닌지 실감을 잘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망한 가게들은 하나같이 지저분하지만 정작 그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고 하네요. 자신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것, 메타인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3.


또 한 가지는 손님들과의 소통을 일관되게, 일원화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와이프가 가장 잘하는 한 가지는 소비자의 눈 높이에서 식당을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일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타고난 기질도 무시할 수 없는 듯 합니다. 손님들은 같은 클레임을 다른 사람에게 두 번 하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그래서 와이프는 손님이 절대 두 번 말하지 않도록, 이미 한 번 들어온 클레임은 이모님에게 충분히 설명을 듣고 테이블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4.


인간은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이 오래 되면 능숙해지고 익숙해집니다. 이것이 기계적인 일이면 장점이 되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 감정을 가진 존재니까요. 그래서 잘되는 식당은 자신과 자신의 식당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손님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으면 개선점도 보입니다. 그래서 조금씩 성장하는게 가능한 것이죠.


5.


적어놓고 보면 뻔한 말 같지만 실제로 식당을 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하루 하루 손님을 응대하다보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조금 더 편한 방법을 궁리하게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와이프는 일하는 사람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손님이 편한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어쩌면 이 작은 차이 하나가 지금의 매출을 이끄는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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