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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넴처럼, 캐비넷 속 브랜드 케이스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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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와이프가 홀 매니저로 일하는 식당 이야기를 듣고 있다. 기록도 하고 있다. 하지만 와이프는 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얘기하는 건 좋아하지만 조언은 싫은 것이다. 문득 다른 분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부인이나 남편의 반대가 가장 심했다는 얘기들이 떠오른다. 하물며 가족도 이럴진대 컨설팅이란 이름으로 남의 사업을 돕는다는게 얼마나 가능할까. 얼마나 실효가 있을까. 큰 기업이라고 해서 얼마나 컨설턴트 말을 잘 들을까.


2.


우연히 에미넴에 관한 영상들을 보게 되었다. 한 시간이 부족한 그의 인생 역정은 그렇다 치고 랩이 기가 막힌다. 라임이 맞는 단어를 얼마나 고르고 또 골랐는지 보는 내가 숨이 찰 정도다. 이게 어떻게 재능으로만 되겠는가. 인터뷰 영상을 보니 그렇게 찾아낸 단어들, 랩 가사들이 적힌 종이가 상자 안에 빼곡하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직접적인 도움은 주지 못하더라도 '경우의 수'는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는가. 쉽게 말해 브랜드에 관한 다양한 성공과 실패의 사례들을 캐비넷 속 단어들처럼 정리해서 보여줄 수 있진 않겠는가.


3.


이 작업들이 간단한 듯 하나 쉽지 않다. 당장 서너 줄짜리 책 내용만 인용해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출판사에서 전화가 온다. 당연하다. 얼마나 공을 들인 책일텐데 나라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단순히 사례만 모아선 안된다. 내 것으로 해석하고 분석하고 조율하고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작업은 충분히 가치 있다고 본다. 그렇게 1,000개의 브랜딩 사례를 모아 캐비넷 속에 넣어두고 도움이 될만한 케이스들을 꺼내서 보여주고 싶다. 그걸 따라하든, 응용하든, 참고만 하든 그건 해당 브랜드의 몫이다. 아마 지금껏 모아놓은 사례들만 정리해도 몇 백개든 될 듯 한데. 과연 필요로 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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