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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는 브랜드는 무엇이 다를까?

1.


친구들과 종종 가는 피자 가게가 있습니다. 50 넘은 아재들이 피자를 좋아한다는게 좀 신기하지 않나요? 하지만 그게 '옥인피자'라면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곳은 합성감미료가 들어간 단호박 무스 대신 질 좋은 단호박과 생크림, 우유를 넣어 만든 피자를 팔기 때문입니다. 옥인 피자를 먹는 날은 속이 부대끼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가게의 모토는 '조금은 느리지만 건강하게' 입니다.


2.


유유출판사는 책읽기, 글쓰기 카테고리(알리딘 기준)에서 1등을 하는 출판사입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김정선, 유유, 2016)을 선두로 '쓰기의 말들'(은유, 유유, 2016) 등 읽기와 쓰기를 돕는 책들을 냈습니다. 그야말로 틈새 시장 공략하 성공한 작은 출판사인 셈입니다. 저는 이런 브랜드를 볼 때마다 로버트 토마스코가 '거대 기업의 종말'에서 쓴 다음의 문구가 생각납니다.


3.


“사업에서 성장이란 개념은 팽창과 혼동되기 쉽다. 성장하는 기업들은 흔히 부산물, 상관물, 또는 성장의 징후로 팽창을 경험한다. 하지만 성장의 자리를 팽창이 차지하게 되면 수단과 목적은 혼동을 일으킨다. 규모, 사업영역, 그리고 수익성의 증가는 전진 운동의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전진을 부추기지는 않는다. 팽창 그 자체는 결코 영구적 목적이 될 수 없다. 오직 팽창만 추구하는 것은 유기체로 보자면 위 확대증이나 암과 동일하며 기업 세계에서 보자면 엔론, 타이코, 그리고 월드콤과 동일하다.”


4.


우리는 오랫동안 기업의 목표는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배워왔습니다. 또한 오로지 성장을 통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왔죠. 하지만 어떤 기업은 의도적으로 성장을 자제하거나 멈추는 회사도 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들 기업은 매출 확대를 통한 주식 시장 상장이나 이익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그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중요시 여기죠. 여기서 가치란 고객 만족, 때로는 자기 만족을 말합니다. 이것이 쌓이면 유산Heritage가 되죠.


5.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통한 엑시트를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을 탓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기업이 '성장'을 위해 달려가는 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옥인피자는 그 맛을 지키기 위해 100호점, 200호점을 꿈꾸지 않습니다. 유유출판사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자신들이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함부로 내지 않습니다. 저는 누군가는 이런 브랜드를 만들어야 시장이 건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들어가는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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