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전주, 어제는 양주, 오늘은 대구를 다녀왔다. 모두 스몰 브랜드 대표님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어느샌가 이 일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브랜드 전문지에서 일할 때 나는 컨셉이니, 아이덴티티니, 철학이니 하는 말들이 낯설고 어려웠다. 이게 과연 돈 버는 비즈니스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솔직히 회의적이었다. 당시는 큰 회사들을 대부분 만났기에 돈잔치, 말잔치로 치부하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규모와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를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해내는 분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난다. 예를 들어 오늘 만난 대구 '녹야원'의 대표님 얘기를 해보자. 보이차로 숙성한 보이굴비로 유명한 이 가게의 대표님은 남편이 사랑한 '차' 한 잔으로 일도 인생도 바꾸셨다. 급하고 분주한 삶을 차가 가진 느림과 넉넉함으로 인생의 풍요로움을 배웠고 그걸 음식에 담아냈다.
그래서 흔한 한정식이 아닌 '차별화된' 음식과 서비스를 브랜드로 승화시켰다. 내가 하는 일이 가치있는 일임을 느낄 때만큼 보람있을 때가 또 있을까. 게다가 나는 그 배움을 돈을 받아가면서 하고 있다. 직장을 다니며, 힘들게 일을 배울 때는 미처 몰랐던 것들이다. 물론 절대적인 배움의 시간은 있었으나 그 시간을 지나온 나는 지금 행복하다. 이젠 그 기쁨과 보람을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이 나눠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