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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달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달콤하게 - 라라스윗

라라스윗의 이야기는 ‘건강’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감각적으로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전에는 건강과 맛이 서로 대립되는 개념처럼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은 몸에 나쁘다’는 통념은 너무 오랫동안 우리 식탁을 지배해 왔다. 하지만 라라스윗은 그 틀을 부순 브랜드다. 아이스크림이라는 달콤한 영역에서조차,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제안하며 건강의 이미지를 새롭게 정의했다.


라라스윗의 시작점은 단순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데, 칼로리가 너무 높다.”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이 고민에서 브랜드의 핵심 아이디어가 나왔다. 사람들은 맛을 포기하지 않고도 가벼운 마음으로 디저트를 즐기고 싶어 했다. 라라스윗은 바로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한 통 다 먹어도 240칼로리.” 숫자는 솔직했고, 브랜드의 약속은 명확했다. ‘저당, 저칼로리, 하지만 맛있다’는 문장은 단순한 광고 문구가 아니라, 소비자의 욕망을 정확히 짚은 문장이었다.


라라스윗의 전략은 화려한 마케팅보다 ‘명확한 문제 인식’에 기반한다. 이미 시장에는 수많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칼로리’와 ‘당’이라는 현실적 불안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라라스윗은 그 결핍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았다. 그리고 자신 있게 말했다. “라라스윗은 건강을 포기하지 않은 단맛이다.”


브랜드의 이름에도 그 철학이 담겨 있다. ‘라라’는 영화 라라랜드의 자유롭고 낭만적인 감성을, ‘스윗’은 달콤함을 상징한다. 결국 라라스윗은 ‘즐겁고 달콤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패키지 디자인에서도 그 의도는 분명했다. 칼로리와 당류를 큼지막하게 표기한 용기, 부드럽고 가벼운 파스텔 톤의 색감은 “이건 죄책감이 아닌 즐거움”이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한다.


라라스윗의 타깃은 명확했다. 자기관리에 민감한 2030세대, 그리고 ‘맛’과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이다. 이 세대는 음식 하나를 선택할 때에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한다. 그래서 라라스윗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를 팔았다. “나는 나를 아낀다. 하지만 즐길 줄도 안다.” 이 말은 마치 그들의 소비 철학을 대변하는 슬로건처럼 작동했다.


유통 전략 또한 영리했다. 마켓컬리와 쿠팡 같은 온라인 채널에서 먼저 신뢰를 얻고, 이후 편의점으로 확대했다. 건강한 아이스크림이 ‘특별한 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일상의 간식’으로 자리 잡게 한 것이다. 제품은 점차 아이스크림 바에서 케이크, 음료 등으로 확장되며 ‘저당 디저트 브랜드’라는 카테고리를 완성해갔다.


라라스윗은 단순히 상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팬덤을 만든다. ‘라라듀스’라는 신제품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하게 했고, SNS에서는 실제 사용자의 후기와 일상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노출시켰다. 그 결과 라라스윗은 브랜드가 아닌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소비자는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브랜드의 일원으로,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동료가 되었다.


브랜드의 콘텐츠 또한 일관된 정서를 유지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예쁜 음식’보다 ‘먹어도 괜찮은 이유’를 강조하고, 유튜브에서는 화려한 광고 대신 일상 속 대화를 담았다. 라라스윗의 메시지는 늘 현실적이다. “건강은 참을성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지속된다.”


결국 라라스윗의 성공은 ‘건강’을 지루하지 않게 만든 데 있다. 그들은 절제의 언어가 아닌, 유혹의 언어로 건강을 말한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통해 사람들에게 ‘균형 잡힌 삶’이라는 철학을 전한다. 그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하다. “너무 달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달콤하게.” 라라스윗은 그렇게 현대인의 욕망과 죄책감 사이, 완벽한 중간 지점을 찾아냈다. 이 브랜드가 던진 가장 큰 질문은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른다.


“건강하다는 건, 무엇을 참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즐길 수 있느냐의 문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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