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에 한 권, 작심삼책 04.
누군가 '좋은' 소설의 기준을 이렇게 말했다.
소설 속 스토리에 자신의 이야기가 포개졌을 때
겹치는 부분이 많은 글이 좋은 작품이라고.
밑줄을 많이 그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였다.
적지 않은 정보와 인사이트는 덤이었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꼭 필요한가,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답을 현학적인 수사나 이론이 아닌
주변의 쿨한 스타트업의 사례와 인터뷰를 빌어
조근조근 위압적이지 않게 말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브랜드를 얘기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커, 켈러, 캐퍼러 같은 교수들의 이론을
마치 조선시대 성리학자처럼 경외심을 품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공자와 맹자에 대한 존경심을 거두지 않은 채로
율곡과 퇴계, 정약용 같은 브랜드 관련 젊은 전문가들이
하나 둘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그런 중요한 역할을
이름만 알고, 많아야 한 번 정도 만난 분들이지만
우승우, 최장순, 조준형, 강민호, 안병민, 임태수...
같은 분들이 맡아주었으면 좋겠다.
현실과 시장, 한국의 고객에 초점을 맞춘 채로
문제해결과 솔루션으로서의 실제적인 브랜딩의 모습을
실제 사례와 정돈된 논리로 말해주는
진짜 전문가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다행히도 이 분들이 한권 한권씩 책을 쓰고 있다.
'창업가의 브랜딩'도 그런 책 중 하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브랜드가 무엇인지,
실제 회사들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밑그림은 물론
생생한 이야기로 채색된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을 정독하고 요즘도 틈틈히 꺼내어 읽어 본다.
대가들의 사례에 나오는 기업 중 열에 여덟은 사라진 지금,
실제로 작동하는 브랜드로 말하는 책은 얼마나 고마운가.
주말 아침 다시 꺼내보기에 딱 좋은 책이라
밑줄 위에 다시 밑줄을 포개며 다시 읽어 본다.
사무라이 무사처럼 정돈된 인상의 우승우님 얼굴이 포개지자
마치 다시 한 번 진한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다.
다음엔 공동 저자 분도 함께 만나뵐 수 있기를 바라며.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기분 좋은 초봄의 토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