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로 책 읽기 #02.
'야나두'의 대표는
영어공부의 본질을
'학습'이 아닌 '자기계발'로 보았다.
불안감에 뭐라도 해보려 시작한 공부는
몰입에서 쉽게 한계를 만난다.
성급한 마음에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고,
지속적인 공부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1년치 피트니스 클럽을 끊어도
한 달 이상 다니기 어려운 현실과 같다.
이런 '본질에 대한 통찰'이
모든 과정을 이수하면 돈을 받지 않는
'0원 마케팅'과 같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지.
'매거진 B'의 발뮤다 편에서
브랜드 스토리를 Deep하게 읽었다.
스토리만 보면 언뜻 '다이슨'이 떠오르지만
감각에 집착하는 그들의 스토리는
기술 자체에 몰입하는 다이슨과
아주 쉽게 구별된다.
그들에게 가전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다.
다름아닌 '감각'이다.
그에게 '발뮤다'란
어린 시절의 시원한 바람과
유럽 여행 시절의 빵맛을 재현하기 위한
그저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심지어 브랜드 네임 조차
아무런 뜻이 없이
발음이 좋은 발뮤다라 지은 것처럼.
이 글의 말미에서 테라오 겐 사장은
전혀 엉뚱한 사업을 할 수도 있다고 고백한다.
그가 일을 하는 이유는 '감각의 재현'이다.
쾌감을 불러 일으키는 사업이라면
레스토랑과 같은
전혀 다른 사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이유도
'야나두'의 대표처럼
사업에 대한 자신만의 '본질'을
명확하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두 브랜드의 사레에서
다소 모호했던 '본질'의 의미를 선명하게 만난다.
이들의 다른 영어교육 사업과
가전제품의 벤치마킹에 열중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은 물론이고
차별화도 어려웠을 것이다.
반면 이런 가정도 가능하다.
비슷해 보이는 사업의 영역에서도
그 일의 '본질'에 대한 통찰만 있다면
탁월한 차별화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
문득 김영하의 '글쓰기' 수업을 받은 누군가가
가전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발뮤다 비슷한 제품이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바닷가에 가면 흔히 떠올리는
갈매기와 푸른 바다 같은 뻔한 표현 말고
오감으로 그 상황을 묘사해보라고 했었다.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
머리 끝을 훑고 지나가는 바닷 바람과
파도의 들고 남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소리들...
독서가 좋아 책까지 펴낸 김봉진 대표처럼
경영을 '마케팅 전략'의 테두리 안에 가두지 않고
전혀 다른 인문학적 접근을 하는 브랜드가
흥하는 이유를 조금은 더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차이가
발뮤다의 '가격'을 만들어낸 것이겠지.
그런 의미에서 발뮤다는
감각의 제국이다.
이 제국은 분명 가전에 그치지 않고
전혀 다른 영역에도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테라오 겐, 그는
아마도 무척 예민한 사람이겠지?
아 그렇지.
그도 한 때는 밴드에서 활동한
뮤지션이었다지?
- 매거진 B, '발뮤다' 편 'Brand Story'를 읽고...매거진 B, '발뮤다' 편 - Brand S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