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왜 그들은 매일 수학문제를 풀까?

우연한 일이었다.

함께 일하는 컨설팅 회사의 대표님께

혹시 매일 반복하는 무언가가 있냐고 물으니

자신은 매일 '수학문제'를 푼다고 했다.

귀를 의심했다.

한 기업의 경영자가 퇴근 후에

수학문제를 풀다니.


하지만 찬찬히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해못할 일도 아니었다.

수학 학원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딸을 직접 가르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의 수학 수준이 높아져서

매일 예습하지 않으면 힘들었노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야기 말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매일 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살아있다는 걸 느낍니다"


문제의 수준은 중학 수학 수준인데... -_-;;;
헤매는 나를 위해 공대 석사 출신 와이프가 문제를 풀어주는 장면


그리고 그는 한 가지 더 고백했다.

매일 한 시간이 아니라

사실응 두 시간씩 수학문제를 푼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내 되는 분께

'수학에 미*다'는 잔소리를 들으시면서.

나는 이 점이 더 흥미로웠다.

수학 문제 하나에 삶의 희열을 느끼다니.

그래서 나는 그에 관한

작은 동영상 하나를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런데 이후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자신도 그런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이

들불처럼 하나씩 일어났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을 모아 작은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다.

그러자 매일 수학 문제를 내주시겠다는 참여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매일 수학 문제를 올린다.

베트남 여행을 가던 날도 올렸다.

그리고 한명 한명의 답을 다 들어준다.

그리고 이렇게 외친다.


"정답입니다~!!!"



아마 이들 중에

수능을 준비하는 분은 안계실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일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결론은

다음과 같은 평범한 진리 중 하나였다.

그들에게 '칭찬'이 필요하다는 것.

작은 '성공'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고보니 이해가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칭찬' 들을 일이 별로 없다.

세상의 문제는, 일의 문제는, 관계의 문제는

거의 대부분 '정답'이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수학은 하나의 '답'이 있다.

정답이 있다.

그래서 문제 해결의 쾌감이 다르다.

그것이 하루를 살아갈 작은 힘을 준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그랬다.

여기서 핵심은 '수학'이 아니다.

다름아닌 '문제'다.

아니 '문제 해결'이다.

이 문제 해결의 경험의 주는 '쾌감'이다.

돈도 들지 않고 약간의 시간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한 없이 건전하다.

앞서 소개한 대표님처럼 '중독'만 되지 않는다면.

이것만큼 안전하고 확실한 스몰 스텝도 없다. :)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서른'은 아직 오지 않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