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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에 카톡이 울리는 이유

요즘 새벽엔 카톡이 나를 깨운다. 최근, 프로젝트가 강도를 더하면서 늦게 자는 일이 잦아졌다. 아침해가 늦게 뜨고 겨울이 다가오면서 산책은 더욱 힘들어졌다. 미세먼지도 또 하나의 좋은 핑계거리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산책을 거른 날이면 몸은 피로를 덜 느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더욱 늦어진다. 자연스럽게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힘들어졌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 6시를 넘기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단톡방 때문이다. 나처럼 스몰스텝의 매력이 빠진 사람들이 서로 서로 인증톡을 날리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어 올리고, 다른 사람은 스몰스텝 플래너를 찍어 올린다. 매일 뻔한 인삿말과 비슷한 사진인데도 몇 달간 지속되는 걸 보면서, 때로는 이 단톡방을 괜히 만들었다 싶을 때도 있었다. 도무지 늦잠을 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걸 시작한 사람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강의며 모임 때면 늘상 '스몰 스텝'을 웅변해왔는데, 그것이 이렇게 아름다운 올무?가 됐다.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사소한 습관을 몇 년 동안 지속할 수 있었냐고. 나는 답한다.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고. 그 약속을 '공언'했기 때문이라고. 강의를 하고 책을 쓰면서 나는 사람들에게 '스몰 스텝'을 이야기한다. 그것의 유익을 말하고 그것의 가능성을 말해왔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에게 뜻하지 않은 약속을 숱하게 남발?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하나 지킬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하지 않는 무언가를 남에게 웅변할 수는 없는 법이다. 혹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나는 한없이 소심한 사람이다. 내가 하지도 않은 무언가를 확신을 가지고 말할만큼 대범하지 못하다. 그것이 뜻밖에 이 모든 것을 지속하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혹자는 물을지 모르겠다. 자발적인 행동이 아닌,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모습으로 스몰 스텝을 하고 있지는 않느냐고. 솔직히 인정해야겠다. 그런 면이 없지는 않다고. 아니 크다고. 하지만 또 한 가지 꼭 말하고 싶은 사실이 있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찾는다는 것은, 어쩌면 남들을 향한 그런 숱한 '약속'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몰 스텝은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실천이다. 그런데 이 '나답다'는 것은 골방 속에서의 고민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란 인간은 관계의 일부이자 사회의 일부이다. 그 속에서 내 역할을 감당해갈 때 나는 비로소 나다워진다. 내가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직장이나 모임 같은 조직의 일부로서 역할을 다할 때 나는 더욱 더 나다워진다. 단톡방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렇게 서로를 자극한다. 서로가 가진 '기대'를 '응원'과 '격려'의 모습으로 서로에게 전파한다. 그러면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을 더 쉽게 하곤 한다. 만일 내가 그런 기대와 응원과 격려를 받지 않았다면 오늘의 내 모습도 없었을 것이다.



나다움은 한 마디로 '약속'이다. 그것은 나를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타인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매일 아침 내가 몇 시에 일어나는지, 그것이 내게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하지만 내가 나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슬럼프의 순간은 반드시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때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나다운' 모습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지켜준다. 그런 관계들 속에서 나는 더욱 더 나다워진다.


이번 주말엔 단톡방에서 만난 어느 수학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를 오프 모임에서 듣기로 했다. '파이브'라는 책을 통해 서로의 '자기다움'을 나누고 격려하는 시간을 그 다음 달에 나누기로 했다. 그 이야기들을 유튜브로 편집해 올려보기로 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더 나은 모습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시간들을 가진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삶을 조금은 더 역동적이 될 것을 더욱 기대하게 됐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카톡 소리에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늘 같은 메시지로 상대방을 응원한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더 우리다워진다. 그것이 스몰 스텝을 실천하는 이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이기 때문이다.


p.s. 이 모든 것이 사실인지 굳이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스몰 스테퍼' 단톡방에 참여해주시길. 나의 부담은 더욱 커지겠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또 떠벌이고 말았으니.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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