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13년 전의 나를 만나다

월요일이 싫었다.

비오는 월요일은 더 싫었다.

그때 나는 내게 선물을 주었다.

월요일 저녁 6시,

정각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나는 칼퇴를 했다.

회사에는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강남 교보로 가서 북헌팅을 했다.

무려 13년 전의 일이다.

그때의 나는 무엇에 그리 갈급했을까?


우연히 그때 기록하던 블로그를 발견했다.

나도, 블로그 서비스도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343권의 독서록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때의 나는 갈급한 만큼 열심이었다.

네이버, 알라딘, 예스24에서는

그런 나의 열심을 극진해 대해주었다.

수십만 원의 적립금과

여러 차례의 리뷰, 파워블로거가 보답이었다.

그런 13년 전의 나를

이제서야 다시 만나 곱씹고 있다.


이때 쓴 리뷰 글은 아직도 남아 있다.


그때는 몰랐다.

13년 후의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를.

설익은 생각과 어설픈 다짐들이

지금의 나를 헛웃음짓게 할줄을.

그래도 그 열심은 대견하기 짝이 없다.

그 갈급함의 원천을 알기에 더욱 그렇다.

지금의 나는 한 뼘이나 자라 있는가.

지금의 나는 그때와 무엇이 얼마나 다른가.

그리고 13년 후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될 것인가.


기록은 그래서 중요하다.

오늘의 나는 바람처럼 지나간다.

그것을 그대로 두면 실체도 없이 사라진다.

읽고, 기록하고, 실천하는 것.

그것의 중요성을 경험으로 알기에

나는 오늘도 묵묵히 오늘의 경험을 남긴다.

어제의 기록을 살핀다.

내일의 나를 만들어간다.

매일의 이런 작은 걸음으로.




* 네이버 '오늘의 책'에 소개되었던 리뷰들...


매거진의 이전글 스몰 스텝, 배려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