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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스테퍼'의 머릿글을 옮겨 적으며...

이 책은 두 번째 이야기다. 애프터 스토리다. '스몰 스텝'이라는 이름의 첫 책이 나온 후 1년 반의 이야기를 담았다. 첫 책은 매일의 작은 실천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경험의 기록이었다. 그 때는 혼자였다. 산책을 하고, 음악을 듣고, 필사를 하는 등의 모든 작고 사소한 습관들을 혼자 실천하고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젠 약 500여 명의 사람들이 이 스몰 스텝을 함께 실천한다. 그 뿐 아니다. 매일 2쪽 책읽기, 하루 한 장 사진 찍기, 정리방, 낭독방, 글쓰기 방 등 무려 17개의 방이 저마다의 스몰 스텝을 정하고 매일 실천하는 모임이 됐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활동들이 자발적이라는 것이다. 내가 제안해서 만든 방은 오직 글쓰기 방 뿐이다. 다른 모든 모임들은 '한 번 해볼까' 하는 누군가의 제안에 의해 시작되고 유지되어 왔다. 그래서 스몰 스텝에서는 '말조심 하라'는 격언이 생겼다. 말만 하면 이뤄지는 경험들을 여러 번 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출근길에 흔히 만나는 주변의 보통의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대기업 직원도 있지만 학원 원장님도 있다. 전문직업인도 있지만 프리랜서도 있다. 휴직자는 물론 퇴직자도 적지 않다. 나이도 경험도 제각각인 우리는 어떤 이유로 이 곳에 모여 매달 크고 작은 모임들을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나답게' 살고 싶어서다.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을 만족시키는 삶에 지친 시람들이 소리 없이 이곳에 모였다. 아주 작은 일상에서부터 인생의 목표를 바꾸려는 큰 도전까지, 그 모양은 각양각색이지만 목적지는 한 곳이다. 행복해지고 싶은 것이다. 오해는 마시길. 이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사람들이다. 몸과 마음이 부서지도록 모든 힘을 다해 달려온 그들이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나를 위한 삶은 없었구나. 그런 이들이 모여 '자기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곳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답은 모인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태어났고 그 자체로 유일무이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무려 100일 간 매일 다섯 개의 문장을 유튜브에 올리는 사람이 있다. 160여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단톡방에 모여 그가 올리는 문장을 매일 학습한다. 그가 아무런 댓가없이 이 작은 스몰 스텝을 반복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바로 '영어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영어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하루를 살아갈 새 힘을 얻기 바랐기 때문이었다. 수 년 째 독서모임을 지속해온 대기업의 교육 담당 직원이 있었다. 역시 그녀에게 물었다. 왜 돈도 안되는 그 많은 수고를 혼자 담당해올 수 있었는지를. 그녀는 말한다. 새로운 책을 고르고, 그 책을 함께 나누는 새로운 공간을 찾아다니는 일이 그 무엇보다도 즐겁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이 두 사람을 통해 내가 세운 한 가지 작은  가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람마다 자신을 '움직이는 힘'이 각각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바로 그 지점에 '자기다운' 삶을 위한 변화의 단초가 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가장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나를 움직이는 힘의 비밀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것이 내게는 다름아닌 글쓰기이고 강연이었다.


나는 요즘도 매일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에 쓰지 못하더라도 12시 자정이 되기 전엔 반드시 한 편의 글을 써서 올리고 있다. 매일 쓰는 글의 주제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 모든 글의 주제를 관통하는 주제는 '나다움'이다. 가장 나다운 사람, 가장 나다운 회사들의 재미난 이야기를 찾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돈이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매일 즐겁고 신나게 한 편의 글을 쓰곤 한다. 누군가의 반짝이는 스토리를 옮겨 적는 일이 보람되기 때문이다.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이 조금씩 나다워진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같은 방법으로 누군가는 매일 두 쪽의 책을 읽는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는다. 누군가는 좋은 문장을 필사하고, 누군가는 그 문장을 낭독하는 시간을 통해 '나다움'을 발견한다.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하루를, 혹은 인생을 살아갈 새로운 힘을 얻는다. 우리는 그것을 드라이빙 포스(Driving Force)라고 부른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어가는 숨어 있는 욕망의 실체다. 그러나 그 욕망은 착한 것이다. 선한 영향력이다. 그 힘은 서로를 자극하는 에너지가 된다. 스몰 스텝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모으는 보이지 않는 페로몬이다.


많은 이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몰라 휴직을 하고 퇴사를 한다. 입사를 하고 창업을 한다. 하지만 질문을 바꾸면 답도 달라진다.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질문을 이렇게도 한 번 바꿔서 물어보자. 당신의 하루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은 무엇인가? 어떤 욕망이 지금이 수고와 열심을 가능케 하고 있는가? 무엇을 할 때 당신은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돈이 되지 않더라도 죽을 때까지 지속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발견했는가? 그 욕망은 선한 것인가?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리는 그것을 스몰 스텝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매일 실천해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나다운 삶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 드라이빙 포스(Driving Force)에 무시무시한 전염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슷한 고민들을 가진 사람이 모이자 보이지 않는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삶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수많은 변화의 기록들을 매일 매일 차곡차곡 쌓은 기록의 결과들이다. 나는 마치 종군기자처럼 그들의 변화의 기록을 옮겨 적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나 자신 역시 가장 나다운 삶을 살아낼 수 있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책이 아니다. 주인공도 한 사람이 아니다. 스몰 스텝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런 우리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복잡하지 않다. 기왕이면 하루를 살더라도 '나답게' 살아보자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타인의 기준에 맞춰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삶이 아닌, 가장 나다운 삶으로 우리의 남은 인생을 채워보자는 제안이다. 그렇다고 엄청나고 거창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매일 새벽 6시 전에 일어나 보자는 것이다. 매일 한 편 이상의 글을 써보자는 것이다. 매일 두 쪽 이상의 책을 읽고, 가장 아름다운 일상의 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보자는 것이다. 많이 걷고 적게 먹는 것, 하루 15분 동안만 어지러운 주변을 치워도 보고, 매일 10개의 팔굽혀 펴기나 스쿼트를 실천해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작은 실천이 쌓이면 결코 작지 않은 변화를 맛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그것이 대단한 사람들의 그럴 듯한 구호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로 전할 수 있기를 바랬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한 사람의 책이 아니다. 스몰 스텝을 통해 변화를 경험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의 행렬에 당신을 초대하기 위한 소박한 제안이다. 우리의 진심이 이 책을 집어든 당신의 마음에 가 닿을 수 있기를. 그래서 그 변화의 기록을 함께 써내려갈 수 있기를. 당신도 우리도 가장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이 책을 함께 쓴 우리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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