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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사람, 세 번의 강연

다음 주 월요일 그리고 화요일,

어쩌면 내 짧은 인생 강의 인생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중학생을 상대로 스몰 스텝을 강의하기로 했다.

3년 이상을 같은 주제로 강의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다단계 판매원들을 상대해보기도 했고,

교장 선생님도, 군인 가족을 상대로 강의하기도 했지만

이번에야말로 진검 승부다.

물러날 길이 없다.

월요일 한 시간 반, 화요일은 세 시간...

뭔가 재밌는 걸 준비해야하지 않냐고 와이프는 말하지만

나는 별로 그럴 마음이 없다.

어른들을 상대하듯이 똑같이 이야기할 것이다.

오래 살았다고 더 지혜로워지진 않는다.

중학생 정도면 인생을 아는 나이다.

성공도 좌절도 해보았을 것이고

세상에 쉬운 것이 없다는 것 정도는 깨달았을 나이.

나도 중학생 때는 참으로 심각했었고

그때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엄청 지혜로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은 누구에게다 고되고

가능성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나의 틀을 깨고 날아가는데는 나이도 없고 순서도 없다.

대화를 해보려 한다.

중학생 때의 나로 돌아가

그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려 한다.

말이 통한다면 그 날은 기쁠 것이고

통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더 노력해야 하겠지.

집과는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오던 나의 열 다섯 시절,

그때의 나로 돌아가 이들을 만나려 한다.

그날 나는 중학생이 아닌 스무 명의 사람을 만나러 간다.

부디의 우리의 마음이 서로 닿기를.

그래서 나의 지경도 더 넓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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