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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식당의 인터널 브랜딩

어느 한정식집 대표는 명절이 돌아오면 식당 직원들에게 한약을 지어주었다. 손수 한의사를 불러 진맥을 한 후 그 사람만 먹을 수 있는 처방을 선물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무슨 선물을 주어도 가족들에 양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식당의 근속 연수는 평균 6,7년 길게는 12년을 헤아린다. 공휴일이 아닌 평일에 쉬게 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다른 가족들이 쉬는 날 함께 쉬어봤자 집안 일로 하루해가 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부 브랜딩, 인터널 브랜딩이란 말로 직원 복지를 포장하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일 더하라고 저녁 야식을 챙기고 안마의자를 챙기기 전에 이것부터 확실히 하자. 고객의 니즈만큼이나 직원들의 사정을 헤아린 진정한 복지를 펼치고 있는가. 어느 작은 식당의 주인도 본능적으로 브랜딩을 한다. 그것을 대신 설명하고 이론화할 전문가가 없을 뿐이다. 겸손하자. 브랜딩은 일부 배운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금도 아주 작은 어느 식당 주방에서 누군가 그토록 목놓아 외치는 브랜딩이 이뤄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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