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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글은 언제나 힘이 세다

황홀한 글감옥 생활 #06. - 날으는 오리

오늘 146일 째 브런치 글에는 아들의 이야기를 썼다. 아들이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버클리 졸업생을 만났던 이야기다. 지금은 팔을 다쳐 연주를 못하시는 그 분은 이제 음악과는 전혀 상관 없는 자동차 렌트 일을 하신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들은 다음의 내용이 묘한 인사이트를 주었다. 학기 초에는 한국이나 일본 유학생이 각광을 받지만 졸업할 때는 현지의 학생들이 까마득하게 치고 나간다는 것. 나는 그 차이가 뭔지가 정말로 궁금했다. 확인된 바는 없지만 짐작컨대 이렇다. 연주를 기술로 접근하는 환경, 음악 그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낸 차이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오늘은 글감옥에서 '날으는 오리'님의 글을 읽었다. 공교롭게도 나와 같은 아들 이야기를 쓰고 계셨다. 이 글이 내 눈길을 끈 것은 다름아닌 '진정성' 때문이다. 함께 글쓰기 수업을 하는 오리님이 쓰는 단어는 추상적인 경우가 많았다. 듣고 나면 좋은 말인 것 같은데 손에 잡히지 않는 그런 글을 쓰는 분이었다. 오늘의 글에도 그런 문장에 몇몇 눈에 띈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진정성 있는 내용이 모두 덮어 버린다. 메시지도 명확하다. 아들을 진정한다면 내려 놓을 것. 마치 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길게 길게 여운이 남았다.


글쓰기의 스킬을 고민하지 않는 바는 아니다. 가능한 다양한 방식과 구성으로 글을 써보려 늘 애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글을 읽는 사람들은 언제나 냉정?했다. 진정성 있는 글을 쓸 때마다 가장 크게 반응해주었다. 사람들이 글에서 바라는 것은 형식미가 아닐 것이다. 다름아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것이다. 공감이 만들어내는 힘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나와 같은 고민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만날 때면 느끼는 자유로움과 힐링이 있다. 날으는 오리님의 글이 바로 그런 글이었다. 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나는 이런 글이 진짜 좋은 글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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