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먼저 목놓아 운다. 주변의 동료를 불러 모으기 위해서다. 이렇듯 함께 먹이를 먹기 위해 우는 동물은 사슴이 유일하다고 한다. 긴 목의 자태만 아름다운 줄 알았더니 이런 이야기가 있는 줄 미처 몰랐다. 그런데 이건 내가 일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일거리를 찾으면 함께 할 사람부터 먼저 모색한다. 당장은 있는 먹이?를 나눠야 하지만 더 큰 일감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슴처럼 울고 싶다. 사슴의 울음소리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싶다. 이것을 한자로 녹명(鹿鳴)이라고 한다. 그래서 부지런히 먹이를 찾아다녀야 한다. 그것은 비단 일감만은 아니다. 더 멋진 사람일 수도, 더 멋진 경험일 수도, 더 멋진 깨달음일 수도 있다. 나는 이렇게 사는 녹명의 삶이 더 없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