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번은 봐야지 했었다. 영화 제목은 '플란다스의 개', 20년 전 개봉해 서울 관객 5만 7천 명을 기록한 영화다. 혹자는 이 영화를 '저주받은 걸작'이라 부른다. 그러나 나는 걸작을 알아볼 안목이 없는 모양이다. 되려 이 영화를 부끄러워한 봉감독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메시지는 평범하고 유머는 간데 없다. 대사는 어설프고 화면은 평범하다. 때로는 초심은 버리기 위해 있는 것일까? 2시간 내내 '뭔가 있겠지' 했지만 결국 나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오늘의 글감으로 끝까지 보았지만 허탈함만 남았다. 그저 영화 보는 내내 개들의 안위가 걱정되었을 뿐이다. 억지 같은 영화평은 남기지 않기로 한다. 다만 한 가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하나는 변하지 않은 듯 하다. 그것을 확인한 것으로 위로를 삼고자 한다. 기생충을 다시 보아야 할까? 못내 시간이 아쉬운 그런 주말의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