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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Pocket, 나만의 글창고 만들기

툴툴(Tool)대는 글쓰기 #01.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글감 찾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언뜻 생각하면 태평양의 바닷물처럼 흔한게 글감 같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에 표류한 사람들은 결국 갈증 때문에 목숨을 잃고 만다. 아이러니하다. 바닷물은 사람이 마실 수 없는 소금물이기 때문이다. 증류해서 마시지 않으면 더 큰 갈증을 부른다. 글감도 마찬가지다. 널린게 글감 같지만 막상 쓰려면 막막하기 짝이 없다. '나만 쓸 수 있는 글(증류수)'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자신만의 '키워드'다. 내가 가진 키워드는 스몰 스텝과 스몰 브랜드, 그리고 글쓰기다. 평소에 기사를 검색할 때면 항상 이 세 가지의 키워드로 뉴스들을 걸러낸다. 그러다 이 주제에 맞는 기사가 나오면 바로 '인 마이 포켓(In my pocket)'이다. 포켓이라는 앱으로 바로 스크랩한다. 웹과 모바일, 안드로이드와 iOS을 가리지 않는다. 언제라도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기사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쌓은 기사가 수만 개에 달한다.



왜 사람들은 지평 막걸리에 열광하는 것일까?


'젊은 노포'에 관한 기사를 우연히 읽었다. '스몰 브랜드'란 키워드에 딱 맞는 기사였다. 바로 스크랩하고 이 가게를 찾을 날을 내심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비거나 근처에 약속이 잡히면 언제라도 방문해볼 생각이다. 나는 이처럼 크고 화려한 브랜드의 이야기보다, 작고 소소하고 오래된 가게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재미있다. 브랜딩의 원형을 쉽게 가늠해볼 수 있다는 면에서 더없이 매력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저 재미로 흘려보냈을 기사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콘텐츠들을 수년 간 수집해왔다. 왜 이 가게들은 수십 년을 견딜 수 있었을까? 왜 요즘 사람들은 오래된 것들을 힙하다고 여기는 것일까? 그런 면에서 '지평 막걸리'의 기사는 그 질문에 대한 작은 답을 주고 있었다. 창업자의 정신을 이어 받은 2세대 CEO들의 활약도 주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다. 이들은 오래된 브랜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삼진어묵, 덕화 명란, 방유당 같은 브랜드들이 그것이다. 나는 이런 변화들이 좋은 브랜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개성과 취향으로 가득한 독립서점을 찾아서


독립 서점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대형서점가 온라인서점으로 인해 우리는 뻔한 책들만 읽는 풍요 속의 빈곤을 겪어왔다. 이렇게 편향된 취향은 갈증을 불러왔다. 츠타야서점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지향하는 니즈는 개성과 취향이 가미된 다양한 책들에 대한 목마름이다. 사람들은 왜 이런 작은 독립 서점을 원하는 것일까? 그것은 대형서점이 아닌 작은 빵집을 찾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인아 책방이 제공하는 것은 많은 책도, 베스트셀러도 아니다. 그녀의 오랜 책읽기 경험이 녹아든 독특하고도 유니크한 책들이다. 일종의 편집샵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것은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다. 우리는 이런 독립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이 아니다. 그 책을 고른 사람의 취향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가장 내게 어울리는 나만의 책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다.



글쓰기의 달인들은 '글창고'를 가졌다


글감을 많이 가진 사람이 진짜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글쓰기에 관련한 스킬은 그 다음에 배워도 결코 늦지 않다. 만약 내가 글쓰기에 관한 선명한 주제만 있다면 누군가 대신 써주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일단 내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포켓'을 깔아 보자. 그 전에 내가 관심 있어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미리 정해보자. 그 주제와 맞닿은 기사나 콘텐츠를 찾는다면 꾸준히 저장해보자. 당장은 그 기사가 흔해빠진 포털 기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주제의 글을 꾸준히 모은다면 결국엔 유니크해진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빠르게 바뀌기 마련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글창고는 가득 찰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글감들은 오래 두어도 결코 상하지 않는다. 와인이나 간장처럼 숙성의 과정을 거쳐 더욱 소중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글을 잘 쓰고 싶다면 먼저 나만의 '키워드'를 발견해보자. 수십 년 이상 관심을 두고 지켜볼 글의 주제를 정해보자. 그 다음엔 그 주제에 관련된 콘텐츠들을 열심히 수집해보자. 글쓰기에 왕도는 없지만 순서는 있다. 그 첫 번째 순서가 바로 나만의 글 창고 만들기다.




* 지금 바로 '포켓' 프로그램과 앱을 깔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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