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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글쓰기가 길을 잃었을 때

툴툴(Tool)대는 글쓰기 #03.

글을 쓰기 힘든 이유는 천만 가지다. 그 수는 굳이 글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이유에 필적할 만큼 많다. 글을 쓰고 싶은 것이 본능 중의 한 가지라면, 반대로 글을 쓰지 않으려는 몸부림도 DNA에 씌여 있는 것은 아닐지. 마치 누구나 사랑에 빠지고 싶어하지만, 결국엔 사랑 때문에 고통 받는 모습들과 흡사한 것이 글쓰기다. 매번 쓰디 쓴 이별을 경험하면서도 우리는 불나방처럼 글쓰기의 유혹에 빠져든다. 그러니 글쓰기는 감정적으로 다가가면 안된다. 철저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다가서야 한다. 그것이 내게 주는 유익을 계산해보아야 하고(꼭 수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글을 쓸 수 있을지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다름 아닌 태그 달기다. 인스타그램으로 치면 해쉬태그 달기다. 이 원리는 글감 찾기에도 적용된다. 수없이 떠오르는 아이디어와 스쳐 지나가는 경험들에 꼬리표를 달아두어야 한다. 그것이 내 글쓰기의 이정표가 될 것임으로.


'스몰 스텝'을 검색하면 그 동안 모아둔 관련 글들을 한 번에 찾을 수 있다.


기왕이면 글을 쓸 때마다 '태그'를 붙여보자


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을 쓴다. 이런 사람이라면 '베어(Bear)'라는 프로그램을 써봄직 하다. 이 프로그램의 구조는 단순하다. 형태는 일반적인 메모와 다를 바 없다. 한 가지 특징이라면 태그가 곧 카테고리가 된다는 점이다. 좋든 싫든 태그의 숲을 만드는 것이다. 만일 내가 쓴 글에 '스몰 스텝'이라는 태그를 달면 화면 왼쪽 카테고리가 있을 위치에 태그가 표시된다. 즉 모든 글이 태그라는 꼬리표로 정리되는 것이다. 이렇게만 보면 에버노트나 다른 메모 프로그램과 무엇이 다른지 구분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진짜 힘은 이 다음 부터다. 만일 내가 어떤 글을 쓴 후 하단에 '스몰 스텝'과 '글쓰기', '베어'라는 태그를 달았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글은 '스몰 스텝'이라는 카테고리를 클릭해도 나타나지만 '글쓰기'와 '베어'라는 카테고리를 클릭해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중 삼중의 글감 찾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에버노트도 '태그' 기능을 지원한다. 다만 카테고리를 별도로 지정해야 하므로 태그 달기가 귀찮은 경우가 많았다.


태그 달기, 가장 나다운 글쓰기의 지름길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 글감은 모으는 것 만큼이나 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필요할 때 그 글감을 쉽게 찾을 수 없다면 헛수고일 따름이다. 열심히 방 정리를 했는데 정작 내가 찾는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는 경우와 다를 바 없다. 한 번에 글을 완성할 수 없기에 우리는 글감을 수집한다. 어느 날 '놋토'라는 '시계'에 꽂혀 한참을 검색하고 관련된 정보를 베어에 기록해 두었다고 가정해보자. 어느 날 시계에 관련된 글을 쓸 때 '시계'를 검색하면 '놋토'에 관련된 글이 나오는 방식이다. 이런 식의 수집법은 그 양과 시간이 축적되었을 때 비로소 진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내가 관심있어하는 주제가 차곡 차곡 쌓이는 것이다. 그리고 관련된 글을 쓰고 싶어질 때 이 태그를 검색하면 된다. 그리고 이 주제는 당신의 '자기다움'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이 당신이 가진 숨은 욕구이자 드라이빙 포스(Driving Force)가 되는 것이다.


글쓰기의 첫 번째 단추는 이 '자기다움'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목적지도 모른 채 아무리 좋은 차를 장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어디를 가야 할지 우선 정한 후에 그에 가장 합당한 이동 수단을 찾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남들이 쓸 수 없는, 가장 나다운 글이 가장 좋은 글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렇게 더더욱 자신만의 '태그', 자신만의 '키워드', 자신만의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는 연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자기만의 글쓰기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이 태그 달기다. 내가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에 끌리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큰 힘을 얻는지를 아는 것이 글쓰기의 기본이자 첫 번째 단추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한 번에 글을 쓰려는 욕심을 버리고 글감부터 수집해보자. 그리고 그 글감에 꼬리표(태그)를 달아보자. 그리고 수시로 그 꼬리표를 점검해보자. 그제야 비로소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선명해질 것이다. 그 다음엔 그동안 수집해온 꼬리표를 클릭해 내용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자. 그 글감들을 이어 한 편의 글을 완성해보자. 그 글은 어떤 글보다 당신다운 글이 될 것이다. 차별화된 글이 될 것이다. 또한 가장 당신다운 삶으로 당신으로 인도할 것이다.




* 애플 제품을 쓰지 않는다면 '에버노트'의 태그 기능을 적극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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