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저스'란 앱이 있습니다. 이 앱은 자신이 원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1만 원 이상의 돈을 투자한 후, 목표를 달성했을 때 환급을 받는 시스템입니다. 요 며칠 이 앱을 통해 제가 하던 스몰 스텝을 실천해보았습니다. 혹이라도 환급액이 작아질까봐 편법을 쓰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1만 보는 아이폰 앱을 통해서는 주작?이 가능합니다. 청소도 인증샷만 찍는게 가능합니다. 몇 번 하다보니 '인증을 위한 인증'을 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건 제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이렇게라도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어한다는 열망이 숨이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앱에는 무려 90만 명의 사람들이 478억 원의 어마어마한 금액을 걸고 참여하고 있으니까요. 사람들 마음 속에 숨어 있던 간절한 열망 같은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이 앱만 있는게 아닙니다. 카카오는 아예 스몰 스텝 실천을 위한 '100일 프로젝트' 앱을 선보였습니다. 인증 마크가 선명한 이 보라색의 예쁜 앱은 말 그대로 100일 동안 자신이 원하는 습관을 만들어가는 앱입니다. 그 100일 도중에는 참여할 수 없어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베타 버전과 다르지 않다면 목표를 세우고 인증하는 방식은 똑같습니다. 다만 베타 때는 자신이 건 금액을 기부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최근엔 네이버도 이런 서비스를 새로이 시작했습니다. 더 정확헤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서 '미션'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떤 모임이든 자신들이 원하는 인증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식은 챌린저스나 100일 프로젝트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합니다. 단지 돈을 걸지 않는다는 차이만 있습니다. 우리가 알음알음 단톡방을 통해서 해온 방식이 앱으로 정착되었다는 것이 놀랍고도 뿌듯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 앱들을 일일이 사용해 본 것은 또 다른 목적이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이토록 자신의 삶을, 습관을 바꾸고 싶어하는 것일까요?
최근 코로나로 인해 저희 가정에도 작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돌봄 일이 막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알바 시간이 오후부터 새벽까지라 아이들 저녁을 제가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리고 와이프가 돌아오는 새벽까지 깨어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새벽을 깨우는 '미라클 모닝'부터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은 순식간이었습니다. 새벽에 글을 쓸 수도, 세줄 일기와 스몰 스텝 플래너 기록하는 스몰 스텝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하루 스무 가지 이상이던 스몰 스텝이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삶도 함께 헝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와이프가 일을 그만 두자 저는 다시 스몰 스텝의 삶으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이 작은 실천들이 저의 일상을 지키는 대단한 무기이자 기둥과 같은 것이었음을. 이제 스몰 스텝을 실천하는 제 삶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우리는 삶을 바꾸기 위해, 건강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 돈을 걸지 않습니다. 기한을 따로 정하지도 않습니다. 모임을 활성화하는 도구로 활용하지도 않습니다. 굳이 돈을 걸지 않아도 될만큼 그 유익을 직접 온 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60일 혹은 몇 달을 기준으로 시즌을 바꿔가며 모든 스몰 스텝 모임들이 계속 유지됩니다. 스몰 스텝은 그 모임 자체로 존재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참에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꾸기로 했습니다. 일부 소수의 사람들이 운영하는 '실무진'의 개념을 없애고 각 방의 방장들이 참여하는 '연합'의 형태로 바꾼 것입니다. 새로운 방의 개설은 이 방장 중 세 명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합니다. 즉 기존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모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중 메인이 되는 방은 광고와 홍보를 금지합니다. 대신 그 역할을 하는 비즈니스 방을 새로이 오픈했습니다. 이 방은 자유로운 홍보 뿐 아니라 서로의 역량을 비즈니스로 바꿔가는 역할을 하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아마 이제껏 없었던 연합 형태의 그룹 운영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모임에서는 주인공이 따로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삶을 건강한 방식으로 바꾸고 싶은 방장들의 연합체가 있을 따름입니다.
스몰 스텝은 각자 원하는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모임입니다. 철저한 자기 주도의 방법이 아니고서는 건강할 수도, 지속 가능할수도 없는 모임입니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우리는 그 어떤 인위적인 동기 부여 없이도 자발적으로 모이고 활동하고 성장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한 번의 진화를 위해 스스로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하루 2,3분의 작은 실천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 갈지 함께 지켜볼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변화의 기록들을 촘촘히 기록해 지속적으로 전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내 삶을 바꾸고 싶으신 분들은 지금 함께해 주세요. 돈을 걸지 않고도, 기간을 정하지 않고도, 별도의 모임이 없이도 가능하다는 것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성장하고 변화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가장 '우리다운' 모습이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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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몰 스텝 공식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