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200년 가는 안경 가게의 단 한 가지 비밀

구로 근처에서 작은 안경점을 하던 어느 사장님이 있었습니다. 15년 동안 매일 아침 7시에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초코파이를 나눠주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실 겁니다. 안경은 으뜸50에서”라고 말하며 전단을 뿌렸습니다. 문제는 임대료였습니다. 보증금 1억에 월세 100만 원에서, 3억에 65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할 수 없이 월세를 줄이기 위해 신림동의 3층 상가 건물에 들어갔습니다. 장사는 위치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건이 얼마나 저렴하고 좋은지, 원장님과 직원들이 얼마나 친절한지가 중요하다고 그는 믿었습니다.



많은 고객이 와도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동선을 만들었습니다. 기존 안경원들은 안경을 고객이 꺼내 달라고 할 때 원장님이 꺼내주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으뜸50'은 진열장을 모두 터서, 안경과 선글라스를 고객이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안경 역시 직접 디자인한 후 국내 공장에서 주문생산하는 프로세를 만들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손이 들어가니 가격 대비 제품 퀄리티 굉장히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많은 생산 오더를 넣으니 공장 입장에서도 신경 써서 만들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으뜸50은 보통 30만 원 정도에 판매되던 누진다초점렌즈를 15만 원에 팔았습니다. 처음에는 매출이 반으로 줄 것을 걱정했지만 실제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손님들은 반값이라고 2개를 사갔습니다. 부담이 없으니 더 자주 오고 더 쉽게 바꾸었습니다. 협력사와의 관계도 중요시 여겼습니다. 원래 안경업은 공장 생산 후 도매업체와 프랜차이즈 본사를 거쳐, 안경원으로 전달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으뜸 50은 납품 받은 물건을 빠르게 결제해주었습니다. 그 대신 유통 및 제조 업체에서 바로 각각 지점에 쏘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장사는 더욱 잘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으뜸50을 따라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이미 150개의 프랜차이즈가 가진 규모의 경제는쉽게 모방할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30년 이상 유지되는 안경 프랜차이즈가 하나도 없습니다. 체인 사업으로 돈을 벌려고 하다보니 자꾸 다른 짓을 하다가 망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대신 이들은 200년 가는 안경 체인점을 꿈꾸고 있습니다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다음이 체인점을 생각합니다. 본사가 가장 아래에서 뒷받침한다는 정신만 유지한다면, 그들은 200년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2층, 3층에 매장이 있어 싸다는 말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법한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으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누구라도 금방 따라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으뜸50을 만든건 그 다음에 이어진 '정직'과 '꾸준함'이라는 가치 때문이었습니다. 당장의 수익을 바라는 가게와 200년을 내다보는 가게는 쉽게 구별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니 그 차이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공부가 그렇듯 사업에도 왕도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200년을 내다보는 마음가짐은 보이지 않는 차이를 매일 조금씩 쌓아갑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떻습니까? 몇 년 앞을 내다보고 지금의 결정을 선택하고 계신가요? 이 작은? 안경 가게는 그렇게 오늘도 뻔하고도 당연한 상식을 지켜가고 있었습니다.




* 이 컨텐츠는 '중소상공인희망재단'과 함께 만들고 있습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당근마켓에 '다 쓴 일기장'이 매물로 올라온 이유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