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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에서 강연을 잘하는 세 가지 방법

1년 전 세바시에서 강연을 했다. 이후 50만 명의 사람들이 내 영상을 보았다. 이 강연을 위해 나는 세 번 원고를 고쳐 썼다.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보잘 것 없는 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고 기회를 준 세바시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사람들은 왜 나같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었을까? 세바시의 어떤 원포인트 레슨이 내 강연을 폭발하게 만든 것일까? 나는 그 방법을 연구했고 이후 의뢰받은 두 번째 '세바시 라이브 클래스'에서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 핵심적인 내용을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첫 시작 5분을 사로잡아라.


처음으로 세바시 강연을 의뢰받고 원고를 써 보냈다. 그런데 원고를 보고 만난 구범준 대표의 표정은 어두었다. 임팩트가 없다고 했다. 쉽게 말해 한방이 없다는 피드백이었다. 그 한 방을 고민했다. 강연을 듣자 마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이야기가 필요했다. 오랜 고민 끝에 나는 가장 아픈 경험을 꺼내놓기로 했다. 바로 내가 뽑은 직원에게 팀장 자리를 빼앗긴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랫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도 없었다. 그 결과 약 50만 명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


두 번째 강연 때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월요병'의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직장인 어느 누구도, 심지어 회사 대표도 자유롭지 못한게 바로 월요병이다. 만약 이 치명적인 병을 이겨낸 경험을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이 듣고 싶어할 거라 생각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세바시 이후 여러 대기업에서 같은 주제로 강연을 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에 나의 경험과 브랜딩에 관한 지식을 섞어 새로운 강의안을 만들수 있었다.


서두에 잊을 수 없는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담아라. 실패하고 좌절하고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록 더 좋다. 그리고 그 아픔과 위기를 어떻게 이겨냈는지에 대한 답을 주겠다고 이야기하라.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런 이야기에 끌린다. 그 답이 100% 완전한 답이 아니어도 괜찮다. 먼저 '공감'하게 하라. 그리고 '질문'을 불러 일으키라. 자기 자랑이나 성공담은 뒤로 미루라. 요즘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와 아픔에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연다. 당신의 인생이 성공만을 질주해온 그런 특별한 인생이 아니라면 그런 경험담 하나쯤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2. 해결책은 반드시 세 가지로 정리해서 말하라.


질문을 던졌으니 답을 할 차례다. 하지만 서두와 달리 이런 내용은 간결할 수록 좋다. 나는 월요병을 이기기 위한 '북헌팅'을 통해 배운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내가 기쁘고 행복해지는 숨은 힘(Driving Force)의 발견, 사람들이 내게 필요로 하는 가치(Value)의 발견, 그리고 이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실천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대답을 두괄식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그리고 나의 사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 세 가지를 부연 설명했다. 나라서 가능한 특별한 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이 중에는 직접 만난 사람의 이야기도 있고 책에서 본 사례도 있었다. 가능하면 청중의 한 사람이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면 더 좋다. 서두에 배치한 이야기처럼 극적일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맥락은 닿아 있어야 한다. 그 세 가지의 근거가 될만한 사례라야 한다. 그 다음에야 비로소 본론을 이야기할 수 있다. 정말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나는 앞서 설명한 나의 경험과 다른 사람의 사례들을 통해 '브랜딩'을 이야기했다. 당신도 나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상 하고 싶은 이야기의 전부를 말한 것이다.



3. 마지막 결론은 HOW TO로 마무리 하라.


사실상 이때부터는 부연 설명이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말했으니 결론은 내린 셈이다. 급하신 분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아무런 상관이 없을만한 내용들을 배치한다. 하지만 그 내용은 철저하게 노하우, 솔루션, 방법론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나는 개인이 브랜딩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세 가지로 정리해 이야기했다. 나의 핵심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브랜드 컨셉 휠'이란 솔루션을 제시했다. 매일 3분이면 쓸 수 있는 세 줄 일기에 대한 노하우를 설명했다. 매일 반복하는 아주 작은 실천들이 어떻게 나만의 가치를 발견하게 해주었는지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앞서 정의한 '퍼스널 브랜드'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했다. 사람이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유명인이 되는게 아니라고 말했다. 스펙을 쌓는게 아니라고 말했다.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사람이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결국 '자기답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했다. 신문기사와 영화, 실제 브랜드 스토리를 통해 이를 증명했다. 이쯤 되면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해도 무리가 없다. 공감과 호기심이 버무려진 임팩트 있는 서두, 이것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이야기하는 중반부의 사례, 구체적인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결론을 이미 모두 이야기했기 때문이었다.




강연은 이야기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좋은 이야기에는 나름의 공식이 있다. 주인공이 위기에 빠지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원기를 회복한 후, 구체적인 훈련과 노력을 통해 목적을 달성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영웅담은 매력 있는 이야기의 핵심 골격이다. 우리의 강연도 이와 같아야 한다. 철저하게 망가졌던, 숨기고 싶었던 실패담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사례로 개인의 경험을 일반화시키라. 마지막으로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라. 내가 세바시에 라이브 클래스로 강연한 내용을 연구해보라. 여기에 자신의 이야기와 솔루션을 대입해보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간단하고 멋진 강연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위의 글에 소개된 '세바시 라이브 클래스 강연' 자료 전문을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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