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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산다는 것은 - 세 번째 이야기

이전 회사에서 직접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했다. 어느 날 LG패션 임원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페북을 보니 믿음이 생겨서 컨설팅 의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1차로 내가 미팅을 하고 그 다음 대표 미팅으로 이어졌다. 일의 진행을 떠나 여러모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대기업의 임원이 페이스북 메시지로 일을 의뢰하는 경우가 몇이나 될까? 대기업답지 않은 의사결정에 왠지 모를 신뢰가 갔다.


오늘 그 회사를 다시 찾았다. LF몰 실무자를 만나 새로 작업 중인 책을 위한 인터뷰를 했다. 미팅 초반에 그 얘기를 했더니 바로 회사 이름이 나왔다. 그 임원분이 지금의 대표님이라는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용장 밑에 약졸?이 없는 법이다. 인터뷰 내용은 흥미로웠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대화 내내 훈훈한 기운이 이어졌다. 글을 정말 잘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세상은 참 좁다. 그래서 조심스럽고, 그래서 좋기도 하다. 인터뷰로 만난 실무자는 자신의 '나다움'을 세 개의 키워드로 이야기했다. 진정성과 성실, 품격이었다.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임에도 '농업적 근면성'을 이야기했다. 나답다는건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가치 교환을 통해 가능해진다는 생각도 일치했다. 내가 알고 있는 필드의 실무자에게서  확인하고 공감받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다. 정말로 이 시대가 필요한 사람은 바로 이렇게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이다.


글쓰기가 좋지만 나는 결코 필드에서 떠나지 않을 생각이다. 매번 숨이 꼴깍 넘어갈 만큼의 위기가 닥치고, 일의 콸러티에 대해 압박감을 느끼지만, 그런 도전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이 주는 희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을 해봐야  고수가 누구인지 알 수 있고, 경험에 기댄 지식이 진짜라는 사실을 오랜 경험을 통해 거듭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압구정 골목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다. 선남선녀들이 곳곳에 보여 흐뭇했지만 부럽지는 않았다. 나는 나대로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자, 이제 또 내가 배운걸 글로 써봐야겠다. 진정성을 가지고 성실하게, 나만의 품격을 담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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