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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산다는 것은 - 두 번째 이야기

짧지 않은 직장 생활 중에 상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바로 '회사의 3대 이빨'이라는 표현이었다. 이게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지금은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힌 걸로 봐서 적어도 내게는 격려나 동기부여의 말로 다가오지 않은 건 분명한 듯 하다. 그런데 나는 바로 그 이빨?로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어느 새 강연 수입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으니 말이다.


퍼블리에서 '나의 성향에 맞는 동기부여 방법 찾기'라는 글을 읽었다. 요즘 청년은 연봉보다 근무환경과 복리후생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내용이었다. 즉 얼마나 받는가 보다 얼마나 재미있고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느냐를 중요시 여긴다는 것이다. 옳은 선택이다. 적어도 20년 가까이 일을 해본 결과 이 말이 그리 '낭만적'인 생각에서 나온 말이 아님을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이런 재미와 만족을 느끼는 방식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내성적이고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인 줄 알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일이나 기획자의 길로 첫 직장의 진로를 선택했다. 하지만 절대 아니었다. 다소 소심한 건 맞지만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강연하는 과정을 통해 훨씬 큰 만족과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데 무려 15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후 5년 동안 이전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가르치는가. 학교나 직장에서 경쟁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는데 올인한다. 그러니 번아웃이 온다. 사람은 모두가 다르게 태어났는데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함으로써 빚어지는 비극이다. 그래서 나는 아들의 자퇴를 반대하지 않았다. 이 아이는 검정고시를 치고 연습실에 틀어박혀 하루 10시간씩 기타를 친다. 벌써 고2의 나이에 첫 수능 시험을 치렀다.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적어도 나는 그 아이의 방식대로 공부하게 돕고 싶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기름을 넣거나 전기를 충전하듯 천편일률적인 방법으로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은 사색을 통해, 어떤 사람은 사교를 통해, 어떤 사람은 도전과 모험을 통해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렇게 자가발전의 방법을 아는 사람이 긴 인생에서 지치지 않고 성과를 낼 수 있다. 행복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 그러니 어느 학교, 어느 직장을 고민하기에 앞서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성찰하자. 나답게 산다는 건 이렇게나 중요하고 또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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