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 삶은 히트 앤 런, 실행이 답이다


나는 치밀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포털 사이트 웹 기획자로 일할 때는 '빈틈' 기획자로 불렸다. 그 사안의 심각성을 이해했기에 서른 중반에 전직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꼼꼼함과는 거리가 먼 대신에 실행력은 있는 편이다. 생각에서 실천까지의 간격이 짧다. 어쩌면 스몰 스텝은 그래서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이 변해서 그런 내용의 책을 쓰기까지 했다. 신기한 일이다.


요즘 스몰 스텝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오늘은 출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스몰 스텝이 구호가 아닌 실천과 변화의 도구라는 사실을 전파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다. 모두가 아주 작은 금액을 걸고 자신의 스몰 스텝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달간 열심히 실천해서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후기로 올리고 참여자들이 투표로 최종 우승자를 뽑는다. 참여자들의 참가비는 우승자에게 돌아간다.


지하철에서 생각난 이 내용을 사무실에 오자마자 실행했다. 점심을 먹고 오니 두 사람이 신청을 했다. 참여자가 너무 적으면 실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개의치 않는다. 6개월간 온갖 변수를 헤아리며 만든 사이트는 철저히 실패했었다. 반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뭔가를 했더니 생각지도 못했던 변화들이 폭발한 경험은 여러 번 했다.


꼼꼼한 사람은 그렇게 일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하는 일은 아마 준비도 결과도 탄탄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빨리 실행하고 그 열매를 힘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삶이 좋다. 그 동안의 경험도 이를 지지해준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자기답게' 살라는 것이다. 꼼꼼한 사람은꼼꼼하게, 나같은 사람은 '히트 앤 런'이 어울린다. 치고 달리는 것이다. 설혹 아웃될 지라도. 그게 나다운 삶이고, 그런 삶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 당신도 그러길 바란다.


p.s. '히트앤 런'은 야구 용어다. 1루 주자는 다음 베이스를 향해 무조건 스타트를 하고, 타자는 무조건 투수가 던진 공을 치는 작전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치고 달리기다. 죽기를 각오하고서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