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품격,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를 읽고...
4년 전 '스몰 스텝'이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을 썼습니다. 이 책은 알음 알음 입소문을 타며 8쇄를 찍었습니다 (보통 출판사는 1쇄에 천 권에서 2천 권 정도의 책을 찍습니다). 만 권 이상을 팔기 힘든 요즘 출판가에서 대단한 일을 해낸 셈입니다. 이 후 이 책으로 인해 최소 100회 이상의 강연을 다녔습니다. 회당 수십, 수백 만원의 강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저는 이러한 작은 성공이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학력도 경력도 일천한 무명 작가의 책 치고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 '부의 품격'은 바로 저 같은 작가들을 출판사와 연결해주는 에이전시 대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의 발굴? 스토리를 생생한 일화와 함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높은 인세보다 책의 가치를 알아보는 출판사와 함께 일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번역에 만족 못하는 출판사로부터는 아예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하네요. 결국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출판계의 우군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이 그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었구요. 이 책의 부제 '착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에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저 역시 제 책을 '마케팅'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제 책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을 온, 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하게 만났습니다. 대 여섯 명을 모아두고 강연을 했고, 그 모임이 커져 수십 개의 단체 카톡방으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세바시 작가를 만나 강연을 할 수 있었고, 그 기회가 기폭제가 되어 책은 더욱 많이 팔릴 수 있었습니다. 기업의 담당자들을 만나 다양한 특강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말한 모든 내용들은 지금도 변함 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브랜딩이란 제품의 품질과 스펙을 나열하는 과정이 아니라 고객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성공한 브랜드들의 대부분 고객들에게 선명한 약속을 한 가지씩 하곤 합니다. 삼성은 '최고'를 약속하고, 애플은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발뮤다는 '도구의 감동'을 말하고, 다이슨은 '기술에 대한 집착'을 웅변합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약속을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선한 의지'가 결국 좋은 책을 만든다는 믿음입니다. 저는 이것이 다름아닌 '브랜딩'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브랜드란 결국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세상이 필요가 만나는 접점에서 만들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잘 팔리는 책들의 '마케팅 비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착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순진한 책도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한 의지가 만들어 내는 좋은 관계이며, 그러한 '인격적 자산'이 출판계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좋은 책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 책의 저자가 순진한 믿음을 가진 분이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안계신가요? 그렇다면 당신은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말에 미소를 띄며 고객을 끄덕인 분이라면, 꼭 출판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한 자극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