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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욕망의 지도를 읽어라

매일 브랜드에 관한 뉴스를 노션에 스크랩한다. 이 전에는 포켓이란 앱을 쓰다가 갈아탄지 6개월 째다. 오늘 세어보니 1500개 정도가 모였다. 하지만 중요한 건 모으는게 아니라 분석하는 것이다. 지난 기사들을 찬찬히 읽어본다. 이렇게 모은 기사들은 마치 욕망의 지도 같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때로는 사랑하는 것들, 반대로 그곳에 가지 않고 멀어지는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나는 이 작업이 매우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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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그토록 빨리 클럽 하우스를 떠났을까? 왜 사람들은 고향만두 대신 비비고를 선택했을까? 왜 자연별곡 같은 한식 뷔페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까? 반면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브랜드들도 눈에 보인다. 젠틀몬스터, 더현대서울, 당근마켓에 관한 기사들은 잊을만 하면 다시 나타나곤 한다. 나는 그 이유가 궁금하다. 사람들의 필요와 욕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해하고 해석하고 싶다. 물론 그 작업이 쉬울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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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보자. 이 시대의 소비의 주체는 다름아닌 MZ 세대다. 이들이 휴가 기간에 가장 하고 싶어하는 일은 멍 때리기, 유튜브 보기다. 열심히 사는 만큼 빨리 피로를 느끼는 것일까? 하지만 그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옛날처럼 모여서 회포를 푸는 일이 드문 것이 꼭 코로나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1인 가구가 늘고 혼밥, 혼술, 편의점이 각광받는다. 곰표 맥주가 사랑받는 이유는 이런 사람들의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전국의 멋진 공간들을 임대해주는 스테이폴리오도 같은 이유 때문에 사랑받는건 아닐까? 혼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면서도 다양한 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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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마치 퍼즐 맞추기 같다.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이리저리 흩어진 지식과 정보들을 모으다보면 몇 가지 메시지들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것들 하나하나는 글의 소재를 넘어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된다. 왜냐하면 브랜드란 인간의 욕망이나 문제를 제품이나 서비스로 해결 내지 해소해주는 과정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 욕망의 지도를 해석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섭렵한다. 하지만 이 지루하고 답 안 나오는 작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그 과정이 즐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브랜드에 관한 다양한 기사들을 지치지 않고 스크랩한다. 마치 레고를 완성하기 위해 조각을 찾는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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