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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것에 대하여 - II

새벽에 번뜩이며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마치 쿠션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모니터 전원을 켰다. 그리고 새롭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전 소개받은 브런치 작가의 글을 읽었다. 전혀 다른 소스들인데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신나고 재미있다. 마치 단단한 흙속에서 줄을 지어 딸려나오는 알감자를 캐는 기분이랄까?


물론 이런 날은 자주 오지 않는다. 가뭄에 콩나듯 가끔씩 찾아온다. 하지만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것이 진짜 '살아있는' 느낌이란 걸. 세상에는 숨은 쉬지만 좀비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술 한 잔 기울이며 '사람 사는 것 다 비슷하다'며 어깨를 치는 사람들의 위로는 인간적이만 효용은 없다. 왜냐하면 사람 사는게 다 비슷하진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매일 매일 나의 오늘 아침처럼 살아간다고 생각해보라. 그 차이가 얼마만큼일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물론 매 순간 이렇게 살아가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가급적 이런 순간, 이런 날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나란 인간은 어떨 때 흥분하고, 행복하고, 전율을 느끼는지의 정보를 알아야 한다. 나의 어떤 점이 사람들을 흥분케 하고, 행복케 하고, 전율을 느끼게 하는지 알아야 한다. 성공한 브랜드는 자신도 알고 고객도 안다. 그리고 그 사이의 교집합을 집요하게 공략해 자신만의 차별화를 만들어낸다.


사람도 브랜드다.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은 많다. 그러나 그것을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구슬처럼 꿰어내는 사람을 흔치 않다. 나는 그것이 삶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뜨겁게, 나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신념이자 가치관이자 철학이다. 이것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그런 브랜드들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브랜드가 되고 싶다. 아직은 머나먼 길이지만 방향은 잡았다. 오늘, 이 새벽의 흥분을 기록해두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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