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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병장으로 향하는 길

아이의 새로운 출발

by 리베르테

오늘 오후 2시에 입대식이 시작된다는 안내를 받고, 아침 일찍 서둘러 출발했다. 길 찾기 앱에는 약 세 시간 삼십 분 정도 걸린다고 나왔지만, 여유 있게 가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도중에 차 한잔할 여유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는 평소와 다름없이 가벼운 모습이었다.


여행을 떠날 때면 늘 아침을 먹지 않고 이른 시간에 출발했다. 그래야 하루를 더 길게 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도착한 휴게소에서 예전에 우동을 먹었던 추억이 떠올라 우동을 먹었다. 아이는 가족 여행이 생각난다며, 휴가 나오면 함께 여행하자고 말했다. 나는 “좋아! 꼭 함께 여행하자”고 답했다.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고 가는 길, 눈앞에는 산만이 펼쳐져 있었다. 겹겹이 쌓인 산과 울창한 나무들로 깊은 숲이 이루어져 있었고, 그 아래로는 길게 뻗은 계곡이 보였다. 여름철에는 계곡을 따라 펜션과 음식점이 많아 사람들이 꽤 많이 모일 것 같았다.


아이의 지금 마음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내가 인터뷰하겠다고 말하자, 아이는 "오늘을 기록으로 남기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기꺼이 승낙했다. 나는 실습을 위해 라디오 인터뷰 수업 시간에 대여한 마이크를 챙겨왔다. 소음이 없는 장소를 고민하다가, 부대에 도착하기 전 차 안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군인이 배치되어 길을 안내하는 모습을 보니, 부대가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차를 한적한 곳에 세우고, 나는 마이크를 꺼냈다. 그리고 이렇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제 잠시 후면 군인이 됩니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또 군 복무 중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지금의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긴장되고 떨리지만, 군 복무 동안 시간을 알차게 잘 보내고 전역하고 싶다며, 기대와 함께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교차한다고 했다.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몸과 마음을 튼튼히 다져 더 성장한 모습으로 사회에 나와, 도전하고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미래의 자신에게는 “걱정하지 마.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잘해낼 거야!”라고 말해주고 싶으며, 성장한 모습으로 웃으며 다시 만나자!" 라고 했다.

안내에 따라 아이는 연병장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발걸음은 단단했지만,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

‘코흘리개였던 작은 아이가 언제 이렇게 자란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멀어져 가는 그 뒷모습은, 이제 자신의 힘으로 세상과 마주하려는 사람처럼 단단해 보였다.
응원과 걱정, 뿌듯함과 아쉬움이 한꺼번에 밀려왔고, 나는 그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정확히 오후 2시에 입대식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재워서 무사히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하겠습니다.” 짧은 인사말이 이어졌고, 곧 아이들은 구령에 맞춰 거수경례하며 “부모님,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그 순간, 참으려 했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울지 말아야지 다짐했지만,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군악대의 연주가 있었는데, 오늘 입대식 중 군악대 축하 연주가 특별하다는 안내가 있었다. 내일 전역을 앞둔 BTS 리더 RM이 “오늘 입대하는 후배 신병들을 축하하고 싶다”며, 본래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군악대 연주에 자발적으로 함께했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그 따뜻한 마음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RM은 환호에 인사로 화답했다.


식이 끝나고 아이들이 연병장을 행진했다. 멀리서 아이가 보였고, 아이도 우리가 손을 흔드는 것을 보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이가 행진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아이가 스스로를 믿는 것처럼, 나도 아이를 믿는다. 훌쩍 성장한 모습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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