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회사 내 동아리. '뭐든 쓰자' 모임 첫 시간
취미 생활은 외부에서만 하다가, 작년부터는 회사에서도 작은 모임들을 몇 개 만들어 1회성으로, 장기적으로 운영해보았다.
첫 시작은 독서 모임이었는데, 5월에 3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2명이 모이는 큰 모임이 되었다.
그러다가 5km 마라톤을 함께 하는 다른 멤버가 생기게 되었고, 그들과는 마라톤 끝나고 한 달 간, 댄스 동아리도 해보았다. (댄스는 무리였는지, 한 달 하고 반 이상 그만 두었다.)
올 해는 개인적으로 많은 활동을 정리하고 한 두가지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고, 독서 스터디 모임만 남기게 되었는데, 독서 스터디 모임이 인원이 많아지게 되어 활력은 더 생겼지만, 깊고 조용히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은 조금 어렵게 되어 아쉬워지던 차,
처음 독서 모임을 시작한 2명의 후배에게, 한 달에 한 번, 뭐든지 쓰는, 혹은 회고 글을 써보는 모임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모쓰 : 뭐라도 쓰자
주기 : 한 달에 한번
방식 : 점심시간, 노트북 들고 간식 먹으며 1시간 동안 스기만 한다.
주제 : 아무거나. 뭐라도 좋아. 한달의 나, 한달의 나의 일 등을 회고?
보여줘도 되고, 안보여줘도 되고. 자신의 블로그 써도 되고.
뭐라도 비워내고 채워넣는 날, 어때요?
날짜를 정해봅시다.
전 두 분을 너무 좋아하는 듯 ㅋㅋ
이 친구들은 내가 뭘 하자고 하면 무조건 예스를 해주는 착한 후배들. 남자 후배 한 명, 여자 후배 한 명.
결론은 제일 마지막 말이었냐며 (전 두 분을 너무 좋아하는 듯), 껄껄 웃으면서.
그렇게 시작한 제 1회 모쓰 모임.
점심시간 모두가 빠져나간 조용한 회의실에서
나는 미리 배달한 점심 (포케) 을 준비해놓고,
한 후배는 우롱차를 우려와 한잔 씩 따라주고,
잔잔한 재즈 음악을 틀어놓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각자의 노트북과 탭에 이야기를 적어보았다.
나는 그 주에 읽고 리뷰를 하지 못했던 책을 필사 하며 첫 시간을 보냈고,
다른 후배들도 각각 비공개 블로그 글과 책 리뷰를 썼다고 했다.
첫 시간은 대화를 천천히 나눴고, 각자 쓴 글은 굳이 서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열정 만렙의 L후배는 생각보다 힐링이 된다고 한 달에 한번, 너무 적은 것 같다고 횟수를 늘리자고 한다.
회사에서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을 만들고, 기꺼이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보름달처럼 꽉 차오른다.
그저 평온하고 좋았던 나의 시간. 우리들의 시간.
조금 더 함께 내딛어보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