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주말 일기

중고등학생 부모의 주말, 쇼핑도 엄마의 업

by 낯선여름

1. 육아와 일의 라이프 사이클

회사 후배들이 종종 아들 둘 키우며 어떻게 회사 다녔는지 묻는다. 이제는 손과 발이,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져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니, 육아에도 일에도 리듬이 있는 것 같다.

일도 육아도 30대에서 40대 초반이 황금기라 그때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운 것이 모순이다. 나 또한 저글링 하듯, 두더지게임하듯 하며 얼마나 한숨을 쉬었던가.

왜 이런 시련은 엄마인 여성들만의 몫이 되는가.

지난주 회사 홍보실에서 임원세미나 사진을 올렸는데, 보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100명도 넘는 임원들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여성들 얼굴이 안 보인다. 확대해서 보니까 기껏해야 대여섯 명에서 열명 보일까. 못 찾은 인원도 몇 명 더 있겠지만, 전 직원의 40% 가까이가 여성인 회사에서 임원 비율이 이렇게 낮은 것. 팀장급 인력 신경 안 쓰는 것, 괜찮은가요?

이런 쪽으로 좀 더 감수성도 높아지고, 실질적인 변화도 일어났으면.


2. 중고등 아들 둘 엄마의 주말

빨간 날이면 멀게는 외국으로 가깝게는 집 근처 자전거 라이딩이나 등산이라도 했었는데, 올해는 일년 내내 집콕 모드다. 고3이라고 특별히 다른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이면 성인이 될 고3 큰 애의 리듬에 맞춰주기로 했다. 개인적인 약속도 조금은 삼가고 (그래도 때 되면 꼭 있다) 특별한 일에만 나가기로. 쉬면서 청소도 하고 책도 읽고 느긋하게 지내보기로 한다.


3. 중 2 둘째의 에어팟 소동

둘째가 일주일 전, 체육복 점퍼가 없어졌다고 찾았다. 집에서는 못 봤으니, 너의 동선을 거꾸로 되짚어보라고 했는데, 아니라며, 집에 가져온 것 같은데 없단다. 거기에 에어팟이 들어있다고. 그러다가 갑자기 한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데, 그 친구네 집에 있기는 한데, 친구 엄마가 세탁기에 돌리셨다는 비보를 전했다.

그날 저녁부터 그 어머니께 문자가 온다. 나는 최대한 말려보면 괜찮을 것이니 아이 편에 보내주십사 했다. 아니면 줄 이어폰도 집에 있으니, 신경 쓰지 마시라고. 그 어머니는 그럴 수는 없다고. 아이 쓰던 기종이 안 나오는 것 같은데, 중고 에어팟 좋은 것으로 구해서 주시겠단다. 이걸로 부부끼리 의견이 갈렸단다. 친구 아빠는 돈으로 조금 드려라. 어머니는 중고로 사드리겠다로. 나는 안 사주셔도 된다고 했지만 마음 불편하다 하셔서 그럼 가장 저렴한 중고로 구해주시면 감사하다고 했다. 어머니들 참…. 이래저래 고생이 많으시다!


4. 쇼핑도 엄마의 업

쇼핑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타입의 엄마인데

어쩔 수 없이 너무 다 떨어지면 한 번씩 나가본다.

오늘의 품목은 여름 티셔츠!

그나마 여름 티셔츠 고르는 것은 마음에 부담이 덜하다. 즤네가 입어보고 사면 좋겠는데, 비싼 척하는 우리 집 청소년들 덕에 이런 그림자 노동이 많다. (그래도 얼마 안 남았으니 기쁘게 해 준다)

전품목 15,000원 등 여름 티셔츠 할인해 주는 아웃렛이 근처에 있어서 몇 장 사 와본다.

사이즈가 애매하게 안 맞거나, 안 입을 것 같은 것이 반.

환불하러 가야 한다. 아 또 가기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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