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출근 일기

밤 10시까지 일하는 회사원들, 피자는 언니가 쏜다

by 낯선여름

목요일 임원 보고 일정을 2주 전에 받았다.

다행히 보고 자료나 형식에 얽매이는 분은 아니다.

부서장은 장표에 너무 시간을 들이지 말라고 조언해 주었다. 옆을 돌아보니 후배들도 저마나 쥐어 짜며 일을 하고 있다. 한 친구는 둘째가 어리고 어린이집 하원. 담당이라 야근은 도저히 시킬 수가 없다.


원래 슬라이드 작성은 직접 하고 디자이너에게 부탁해 본 적이 없지만, 이번만큼은 여러 이유로 웹 디자이너에게 요청하기로 하고, 디자인 그룹장에게 일정 확보를 부탁했다. 월 화 이틀을 잡았는데 자료는 결국 월요일 오전에서야 넘기니 시간이 없어서 웹디자이너기 화요일 밤 9시까지 연장 근무로 본인의 회사에 요청했단다.

이래저래 여러 명 고생시키는구나, 미안해하던 차,

그녀는 “저.. 그런데 혼자 주차장 걸어가기 무서운데, 함께 있어주실 수 있어요?” 하며 귀여운 이모티콘을 날린다. “물론이지! 당연히 그럴 생각이었어!”


저녁 같이 먹자고 하니, 구내식당 얘기를 하길래, 맛있는 메뉴 아니면 맛있는 것 주문해 먹자고 제안했다. “정말요? 그럼 피자는 어떠세요? 잭슨 피자 봐둔 것 있는데 ㅎㅎ”

“괜찮아요”라고 말하지 않는 그녀가 귀엽다.

그렇게 우리는 피자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뒤 빡센 야근을 시작했다.


회사는 6시 반 이후가 되면 30분마다 자동 소등을 하는데, 7번을 켰나 보다. 10시쯤 되어 자료가 완성이 됐다. 시간 압박도 없으니 너무 잘할 필요 없다고 했는데. “만들다 보니 잘하고 싶어서 이것도 했어요 “한다.

예쁜 사람! 그러니 내가 너를 예뻐할 수밖에.


자료를 완성하고 함께 주차장을 걸어가는 밤.

너무나 뿌듯한 화요일의 퇴근길.

keyword
작가의 이전글5월 27일 출근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