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워크숍, 우울한 마음, 새벽까지 이어진 대화
회사 워크숍이 있는 날!
오전 근무를 하고 오후 1시에 출발, 토요일 오전 11시에 해산하는 일정. 우리 팀의 행사는 언제나 즐겁지만 야근과 주말근무와 인사이동으로 지친 나는 완전히 편하지는 않다.
그래도 엊그제 조 모임도 점심에 하니 뭔가 재밌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나 보다. 막상 가면 그동안 이야기 못했던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즐거울 것이다. 나의 기분 모드를 바꿔보려 애써본다.
후배 두 명을 태우고 출발!
도심 속 오지인 오래된 집 펜션을 에어비앤비 통해 예약했다는데, 내비게이션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주인장의 동영상 안내를 따라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시골길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김포 무슨무슨 면.
산골짜기에 인근 아무도 없는 그곳에 팀원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미니 운동회 게임도 하고 야외 바비큐 식사도 하고. 또다시 조별 실내 게임도 하면서 팀워크를 다진다.
그렇게 게임을 끝내니 10시경. 모닥불 피우고 바깥에서 모이기로 했는데, 갑자기 피곤이 몰려온다. 잠시 누웠다 나가야지 하다가 두 시간 정도 잠을 잤나 보다. 다시 깼는데 이번엔 피곤보다 더한 우울감이 몰려온다. 나가고 싶지 않다. 씻고 더 잘 것인가. 그래도 왔는데 나가볼까 마음의 저울질을 하게 된다.
바깥의 소음과 음악소리를 듣자니, 잠시 있더라도 불멍 하며 음악이라도 들으며 바깥바람을 쐬자는 생각이 들어 나갔다. 삼삼오오 이야기 하고 신청곡을 사운드 크게 틀어주는 자연 속 라이브 카페가 따로 없다.
큰 사운드로 이렇게 음악을 틀 수 있는 것은 그 위치 덕분. 요즘 서울에는 이런 곳이 없으니 이 분위기를 만끽해보려 한다. 그런데 별말 없이 앉아 불멍만 하니 다른 친구들이 불편한지 하나 둘 내 자리 옆을 떠나 다른 친구들 옆으로 자리를 옮긴다. 애써 먼저 말할 힘은 없으니 그냥 두기로 한다. 군중 속의 고독쯤이야 즐길 수 있는 나이와 연륜이 되었으니.
한참 뒤에 한 후배가 다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네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늘 본인이 I 성향이고 아웃사이더라고 말하는 후배인데, 내가 보기엔 그 누구보다 팀 중심에서 팀 동료들에게 퍼스널 터치를 잘하는 아이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기분도 점점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스스로를 판단하건대, 나는 혼자 있고 싶었던 게 아니었나 보다. 누군가와의 진솔한 대화가 필요했구나.
그렇게 4시까지 예닐곱 명이 함께하다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일어나 먼저 가는 사람들 보내고 숙소 정리를 한다. 한두 명 후배가 다가와 어제 정작 또 이야기를 하나도 못했다고 아쉬워하길래 그 방에서 일대일 토크를 했다. 참 마음 착하고 여린 친구들과 일을 하고 있구나 싶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결국은 사람. 결국은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