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주말 일기

블라인드에 오르내리다, 블라인드 앱 유감

by 낯선여름

블라인드 앱 댓글로 우리 팀이 오르내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블라인드 앱 가입이 안되어 있어서 볼 수가 없는데,

원 글은 다른 임원에 대한 내용이지만, 그 글이 베스트 글에 상단에 게시되면서 댓글에 있는 글이 계속 노출되는 상황인가보다.


블라인드 앱 초기에 가입을 했다가 점점 일부 직종의 성토 대회, 개인 비방으로 번져 가는 것도 보기 싫고, 에너지 낭비 같아서 당시 앱을 삭제했다. 당시 휴직을 하게 되고, 미니멀리즘에 관심 가지며 쓸데없는 앱을 정리한 것도 같은 선상에 있었다.


그런데, 복직하고 종종 사람들이 그거 봤냐고 얘기를 하니 ㅎㅎ 다시 가입해야 하나 싶었는데, 그 새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졌디. 명함 6장을 찍어보내야 하고, 무슨서류까지 내야 한대서 귀찮음에 가입을 포기했다.

내가 거기 오르내릴 위인도 아니고, 나와는 무관하니 별로 불편함은 없었다.


그런데, 오늘 같은 날이 약간 불편한 그 날이다. 성격상 그게 뭐냐고 계속 캐묻지도 못하겠고, 왜들 민감해하는지 궁금은 하고. 대응을 해야할까 잠시 망상도 하고.


댓글의 요지는, 부서장 없는 우리 실이 일도 쳐내고, 휴가도 안 내고 놀러 가고 근태도 안 지키고 그런다는 것인데, 댓글의 댓글로 ‘근태는 지켜야죠’ 이런 글이 줄줄이 달렸다고 한다.


워크숍 가기까지 주말 야근으로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힘들었던 나로서는, 그렇게 가고 주말에 회사 나와서 일할 예정인 나로서는, 그런 글에 괴리감이 느껴져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도 않는다.


블라인드에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나름대로 팀장님께서 해당 논란에 대한 정리 글도 바로 공유해 주었다.


놀러간다는 것이 어제 우리팀 워크숍 가지고 한 말 같은데, 회사 워크숍을 개인 휴가 내고 가는 것이 정상인 이라고 여기는 건가? 어느 회사도, 어느 부서도 그렇게 하진 않는데…

블라인드가 다른 팀에 대한 근거 없는 저격을 양산하기도 하는구나, 씁쓸해진다.

우리가 맞서야 하는 것이 같은 일반 직원들끼리는 아니지 않나요? 익명의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싶다. 아니라고 일일이 변명을 하는 것도 참 기운 빠지는 일이다 싶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도 억울한 마음이 들고 괜히 힘 빠지는 입장이 되어버린다. 이것이 블라인드처럼 익명 앱의 한계인 것 같다. 물론 소통을 거기서 밖에 못하게 만든 조직의 문제가 크지만.


별별 생각 다 하게 만드는 블라인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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