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만난 선배, 시니어 직원의 삶
1. 팀 전입 직원이 업무 인수인계를 마치고 완전히 우리 팀으로 합류했다.
인수인계 기간 동안 약간 혼란스러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한다. 인수인계 하고 가는 후배들을 나란히 보자니, 끝 모습이 어때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일주일간은 많이 바쁘겠지만, 바쁜 가운데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 주었다. 지금으로서는 같이 달리자는 말 밖에,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다른 파트에서도 틈틈이 같이 테스트를 해주고 있고, 아예 한 명은 테스트 전담자처럼 달라붙어 오류를 잡아주고 있다.
2. 점심에는 다음 주면 다른 부서로 가는 후배와 그 후배와 다른 시기에 알고 있던 선배와의 선약 점심을 갔다. 무서운 선배로 유명했는데, 나에게나 함께 한 후배에게는 잘해주셔서 간혹 뵈면 인사를 했는데, 이제야 점심 한 번 먹게 된 것. 나도 엄청 선배인데 나보다 거의 10년 선배니 정말 고참이시다. 반갑게 옛날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돌 덕질을 시작하셨다며 그 아이의 여러 면모를 알려주셨다. 처음엔 무서운 선입견과 달리 귀여운 면모가 있으시구나, 흥미로웠고, 재미있는 사실들도 알레 되어 즐겁게 호응했다. 그. 러. 나. 30분 이상 계속되자 급속도로 흥미가 떨어져 간다. 더운 날씨 탓인가, 선배에 대한 공경심이 부족한 건가, 여러 생각이 든다. 친구 중에도 한 명 있어서 낯선 풍경은 아니었는데, 친구는 “그만해” 제지가 되는데, 선배에게는 그게 안된다 ㅋㅋ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었던 점심시간!
3. 시니어의 역할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새로운 팀 업무 분장이 기다리고 있다. 나의 보스는 시니어 직원의 중요성과 역할이라는 브런치 글을 보내주셨는데, 시니어 직원이라는 말이 확 부담으로 다가온다. 회사에서 고참 직원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기는 하지만, 흔히 뉴스에서의 시니어는 60대 정도라고 생각해 와서인지, 급속히 늙어버린 느낌이다. 인정해야지 인정해야 해! ㅎㅎ
개인적으로도 고참으로서 책임과 의무 쪽에 더 비중을 둘 지, 새로운 업무를 실무자로서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후배 양성에 관심이 있어서, 그들에게 조금 더 실무의 기회를 주고 싶기도 하고, 팀장이 아닌 입장에서는 실무로 더 실력을 입증하거나, 실무로 미래의 일과 연관 시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게 다 제 때 승진 못하고, 오래 휴직하고 나온 사람의 어정쩡한 포지션에서 나온 결과라 내가 감당해야 할 몫. 다음주에 본격 심층 토의 시간이 잡혀있으니 더 대화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