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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출근 일기

협력 업체와의 업무 공방, 후배를 배웅하며, 협력업체 왕언니의 승진

by 낯선여름

1. 단순 업무 처리를 협력 업체에서 전담해야 한다는 방향을 크게 잡고 팀장과 업체 팀장이 대화를 나눴고, 현재 인력에서 더 늘리지 않고 현 인원 내에서 해결해 보겠다고 했었는데, 현재 그 역할로 뽑은 사람은 없다 보니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나 보다. 우리는 계열사인 A업체와, 지난 프로젝트로 새로 들어오게 된 B 업체 두 군데와 계약하고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인원으로는 A 업체가 훨씬 많고 주 업무 비중이 많으니 A와 우선 이야기 중이었다.

그런데 계열사 차이인 것인지 A보다는 B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쉬운 점. A는 이번에도 부정적 반응을 내비친다. B라면 팀을 새로 꾸려서라도 할 일을 많은 인원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틀을 깨기 어려운가 보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든 해서라도 진행을 검토할 수 있을 텐데.

그 논의 과정에서 우리 쪽에서 그동안 했던 일인데 왜 못한다고 하느냐, 하기 싫어서 넘기는 것이 아니냐 하는 오해가 있었는데, 그 부분은 대화로 잘 풀었다. 개인적으로는 친하고, 평소 업무할 때 매우 잘 협조해 주는데 이런 이슈가 생기면 각자 회사의 입장이 된다. 친해도 이런 부분은 어려워서 이야기하기가 잘 어렵다.

결국 A에서는 못한다고 손을 들었고, B에서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는데, 장기적으로 이런 부분이 A에게 어떨지, 잘 모르겠다.


2. 오늘은 K 후배가 우리 팀에서 근무하는 마지막 날.

이 팀에서 5년 이상 근무했으니 떠날 때가 되었고, 좋은 부서로 가니 축하해 줄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웃으며 보내주고 싶었는데, 막상 짐 다 빼고 가는 모습을 보니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크다.

나와는 옆자리에서, 한 파트에서 2년을 같이 일했는데, 더 성장하도록, 더 빛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던 친구였는데. 이 부분만큼은 이 친구에게 미안하고 아쉬웠던 거다.

마지막 티타임을 어레인지 하고, 이야기를 좀 나누고, 마지막 떠나는 시간은 팀원 전체가 일어나서 박수도 쳐주고, 택시 타는 곳까지 나가 배웅해 주었다.

괜히 눈물이 나서 혼났네. 끝까지 예의를 다하고, 최선을 다해주고 간 모습도 고마웠고, 잘 마무리하고 가서 보기 좋았다. 또 다른 인연으로 어디선가 보게 될 때, 진심으로 반가울 것 같다.


3. 퇴근 무렵, 협력업체 A의 인사발령 소식이 전해졌다. 어제 늦 오후부터 오늘까지는 공방을 벌였지만, 우리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나쁜 감정이 없다. 오히려, 특히나 N 차장님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 짠한 마음이었다. 나보다 두 살 위 언니로, 대부분이 남성 직원인 개발팀을 이끄는데도 진급이 안되고 있었다. 그 이유도 이상한 것이, 회사 규정상 보직이 없으면 부장을 달 수가 없는데, 보직을 줄 수도 없다는 답변으로 희망을 꺾어왔던 것.

그런데 오늘 그룹장 보직 발령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간 고생도 많이 했는데 이제야 인정을 받는구나 씁쓸도 하지만, 이제라도 되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 과정에 우리 팀장님도 노력하셨을 것을 알아서 더 뭉클했다. 공방을 벌일 땐 벌이더라도, 노력과 공은 또 알아줘야, 힘을 받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수년간 고생한 언니들이 진급할 때가 가장 기쁘다. 그냥 기쁘다기보다, 아프면서 기쁜, 뭔가 한이 풀린 느낌이다 ㅎㅎ 주말엔 이 언니를 위해 꽃다발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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