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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휴일 일기

출근하지 않고 쉬기, 동네 바자회, 중 2 친구들과 만나다

by 낯선여름

1. 오픈 전 마지막 주말,

출근해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있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우선 쉬기로 한다.

하루는 쉬어야 다음 주를 버틸 수 있기도 하고, 지금 조금 많이 지쳐있기도 하고.

우리 애들 얼굴 보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다. 애들에게 이런 얘기하니, 즤네들 독서실 다녀오면 엄마가 늘 자고 있더란다.

오늘은 엄마로서 모드 전환해서, 밥도 좀 챙겨주고, 편안히 집과 집 주변을 돌아야겠다. 엄마력 충전!


2. 동네 바자회

아침부터 창 밖으로 파라솔이 쳐있는 광경. 안내 방송도 나온다. 구에서 지원하는 부녀회 바자회를 한다고. 한두 달 전부터 벼룩시장 나올 사람들 모집하는 공고를 본 기억이 난다. 호기심은 있지만 피곤해서 나갈 엄두는 안 난다. 둘째가 독서실 간다기에 지나가면서 괜찮으면 전화하라고 했는데, 이내 들떠서 “엄마, 푸드트럭도 있고 뭐가 많아. 역대급이야” 한다.

그렇다면? 한번 구경해야지. 장바구니 들고, 현금 지갑에 챙겨서, 점심거리라도 챙길 요량으로 나간다. 엄마랑 애들이랑 함께 나와서 판매하는 부스가 많았고, 아이 옷, 책, 액세서리 등의 판매코너와 전통적인 부녀회 바자회의 음식인 파전도 있고, 푸드트럭도 몇 대 나와있다.

나는 몇 군데 들러 남편 티셔츠와 바지를 사고, 여자 아이용 조그만 가방 두 개와 모자를 선물할 셈으로 산 후, 수박주스 파는 곳으로 가서 둘째를 불렀다.


3. 중 2 친구들과 먼남

둘째와 수박주스를 먹고, 본격 먹을 것 사냥에 나섰다 ㅋ 점심도 먹을 겸, 오랜만에 이런 분위기 즐길 겸. 둘째는 이런 때에는 나랑 쿵작이 잘 맞는다.

가장 줄이 긴 떡볶이 순대 닭꼬치를 다 먹고 싶다고 하여 줄을 서기 시작했고, 동시에 김치전도 먹고 싶어 해서 그것도 샀다. 체감 40분을 기다려 샀나 보다. 그 사이에 둘째 친구 한 명이 같이 와서 인사를 한다. 점심은 먹었는데 둘째 먹는 것 옆에서 같이 보겠단다. 그래도 닭꼬치는 먹을래? 권하니 그건 먹겠단다. 큰 애 위해 산 것도 다 내놓았다. 그 와중에 유리창 너머로 여학생 두 명이 둘째를 보고 달려온다. 우리 애는 가라고 손짓을 하고, 애들은 막 달려와서 또 인사를 한다. 요즘 중학생들 엄마들 안 불편한가? ㅎㅎ 나도 반갑게 인사하며 꼬치를 쥐어준다. 나도 너무 웃긴 게, 왜 남자 친구가 와서 인사할 때보다 왜 더 반가운 거야. 아 좀 예쁘게 하고 나올 걸 싶고. ㅋㅋ 수박주스도 따로 사서 주고 싶은 마음을, 울 둘째가 오버한다고 생각할까 봐 꾹 참았다. 이게 엄마 마음이란다!

엄마가 되어 행복한 순간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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