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안마사와의 대화, 수영
1. 시각장애 안마사와의 대화
긴장이 풀려서인지 프로젝트 후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자꾸 검색창에 ‘마사지’를 치게 된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근처에 시각장애안마사들만 하는 평 좋은 곳이 있어서 예약했다.
나이 지긋한 여자분으로 배정해 달라고 했다. 어디 검색에선가 이름이 있어서 기억해 두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1시간도 넘게 나누었다. 나도 조금의 지식이 있어 전맹과 아닌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나를 해주신 분도 정상 시력이었다가 이동우처럼 망막색소변성증으로 몇 년 전부터는 거의 안 보이게 되셨다고 한다.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되다 보니 일은 이것을 하고, 쉬는 날엔 하모니카와 댄스를 하신단다.
지금의 이 안마소는 10년이 되었는데 처음 생길 때 서울대 봉사 동아리에서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잘 되어서 이제는 여러 브랜치가 있고, 장애인 고용 관련 법안이 몇 년 전 시행되어 장애인 고용하는 회사에 혜택을 주니, 대기업이나 병원에서는 헬스키퍼라는 이름으로 고용해서 직원들 복지 혜택으로 30분 마사지를 해준단다. (너무 좋은 것 같다. 우리 회사는 왜 없는 것이냐!!!) 안마사 분들도 인간이라 힘들게 일하기 싫은 분들은 다 그런 기업으로 빠진다면서, 눈을 뜨나 안 뜨나 힘든 일 기피하는 것 똑같다며 웃으신다.
처음 만난 사람 같지 않게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느새 끝난 시간.
서로 오늘 참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며 마무리했다.
요즘, 나이 들어서인지 누구와도 대화가 편하게 흘러가는 걸 느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세월과 함께 나에게도 그 흔적이 편안하게 자리 잡았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
2. 수영 일기
이번주도 빠지지 않고 수영을 했다. 오늘은 코어와 밸런스 훈련. 헬스장에서 배운 동작이 이곳에서도 활용된다. 어떤 운동이든 기본이 잘 되어있으면 다 연결이 되는 것 같다. 이런 오묘한 지점을 즐긴다. 선생님이 함께하는 학생은 배영과 평영이 잘 맞고, 나에게는 자유형과 접영이 잘 맞는다고 했다.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는데, 선생님들에게도 다 보이는구나.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지만 매주 느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기쁨으로 마무리해 보는 주말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