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출동 서비스 해프닝, 세차, 애플 맥북을 살 것인가
1. 애플 매장
둘째 녀석이 주말에 친구들과 노는 약속이 있다고 하더니 취소가 되었다고 시무룩하다.
어디든 데려가 달라는데, 갑자기 어느 곳을 떠올리지 못하고 애플 매장을 가볼까? 제안했다.
더우니까 특별히 차로 운전해서 이동했고, 내가 고민하는 맥북에어와 둘째의 에어팟을 만지작하다가 결국 계산하기 직전, 금액을 듣고, 잠시만 생각해 보겠다고 ㅘ고 말았다.
30분 전만 해도, 아들 앞에서 엄마가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겠냐, 이것 정도는 살 수 있다 호기를 부렸는데, 막상 이것저것 애플 케어까지 해서 이백만 원이 넘는다고 하니, 멈칫, 한다.
나는 과연 거의 수명이 다하고 있는 노트북을 맥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
2. 긴급 출동
실망한 둘째에게 햄버거 세트를 사주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어랏, 사이드브레이크 해제가 안된다. 시동을 껐다 켰다 기어를 바꿨다 해도 안되어서 매뉴얼도 봤다가 남편에게 전화도 걸었다가 결국 보험사에 전화를 한다. 접수받는 직원이 뭐라 뭐라 하더니 긴급출동 서비스를 접수해 준다. 친구에게 전화가 자꾸 오는 둘째는 버스 타고 집에 가라고 교통카드 되는 카드를 주고 보냈다.
더운 오후 시간, 출동 서비스 분의 전화. 현재 상태아 어떻냐고 또 묻는다. 상황 설명을 하니 출동차가 아니라 견인 서비스가 필요하니 그쪽으로 넘겨준단다. 그러시라 했는데 견인 서비스는 연락도 없고 30분을 넘겨간다.
인내심이 바닥에 닿기 직전, 명랑한 목소리로 죄송하다고, 빨리 도착해 보겠다고 연락이 온다. 화를 낼 수도 없어서 견인차가 오는 동안 이제 어딘가 끌려가서 서비스센터 수리에 맡겨질 차 내부를 살피며 물티슈로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세차한 지 너무 오래다. 신경 좀 쓰고 살아야지.
그때, 견인차가 구세주처럼 등장한다. 잠시 타보라고 하더니 시동 걸고 안 되는 것 확인하다가, 안전벨트 매고 기어를 바꾸는데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리고 앞으로 나간다. 이 차는 그렇단다. 바로 전에 내가 “제가 이 차를 7년 탔는데 이런 적 처음이에요” 했는데!
견인차를 그냥 보내고, 망연자실해하며, 그냥 집에 가기 뭐해서 집 근처 손세차 하는 곳에 들렀다.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하는 남편에게는 옅은 미소만 지었고, 괜찮냐고 물은 둘째에겐 늦은 저녁에 진실을 얘기해 주었다. 둘째는 놀랐다가 크게 웃었다가, 나를 보고는, ”엄마 괜찮아. 오히려 좋아. 이게 다 추억이잖아”
이런 추억, 낼모레 오십인 엄마에게 아직도 너무 많은데, 괜찮은 거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