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여정 배우 인터뷰를 보고
여름에 엄마 때의 가장 유명한 앵커인 손석희 님이 최근에 <질문들>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프로그램을 몇 회 진행했다는 소식을 듣고, 몇 개 찾아봤어.
뉴스 앵커보다 더 빛나던 자리는 시사 토론 프로그램 MC였는데, 이 분야에서는 유재석 정도로 비견하면 되려나. 지금은 나이도 예순이 넘으셨지만, 방송계를 떠나 일본 대학 강단에 계신다나 봐.
그래도 아직도 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기도 해서 이렇게 여름 방학을 맞아 특집 프로그램을 찍으셨다고 하는데, 매 번 주제를 달리해서 게스트와 질문과 답을 편안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어.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최민식 배우, 황석영 작가/김이나 작사가 편도 요약본으로 보였는데, 오늘 본 것은 윤여정 배우 편이었어. 70대 후반이시라는데 지금도 계속 작품활동을 하시고, 몇 년 전에는 미나리라는 작품으로 오스카상도 받으셨거든.
상 받으면서 했던 인터뷰들도 엄청 화제가 되었고, 마냥 인자한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당당하게 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확 끌게 된 분이야.
오늘 본 프로그램에서도 특유의 솔직하고 당당한 답변들이 계속 이어졌어.
이를테면, 세계적인 상 받은 이후에 바뀐 것이 있냐는 답변에,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고, 상이란 것은, 받은 그 순간 좋은 것일 뿐이다. 그런 것을 알 만한 나이에 받게 되어서 좋다고 답을 했고,
처음 배우 하던 시절에는 워낙 예쁜 사람만 배우를 하던 시절이라 본인은 대사도 많은 조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도 자신은 못 생겼으니 다른 부분으로 노력해야겠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거나.
뭐 이런 부분은 그분의 원래 인터뷰 방식이라 별로 놀랍진 않았는데, 흥미로운 부분은 방청객과의 응답시간이었어.
첫 번째 질문하시는 분이,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 주시고 싶은 부분이 있냐고 하니까,
본인은 누구 인생에 조언을 할 만하지 않다, 교육자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는 거야!
보통은 덕담이라도 하려고, 하다 못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라는 말이라도 하기 하면인데 ^^
젊은 분들하고의 모임에서도 그냥 각자들 이야기하지, 뭘 따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고.
또 한분은 젊은 분이었는데 요즘 어떤 어른이 될까를 고민한다고 하시며, 유연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물었어. 그랬더니 윤여정 "제가 너무 쓴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유연한 거지, 애써서 닮으실 필요 없다"라고 하시는 거야.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되니, 애쓰지 말라고.
또, 엄마가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손석희 앵커와 윤여정 배우가 서로 성실함에 대해서 언뜻 자신감을 비출 때였어.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성실함 덕분에 살아남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대목이었어.
손석희 앵커도 '저도 한 성실 하는데요'라고 추임새를 넣으셨는데, 고개가 끄덕여졌지.
40년 넘도록 독보적인 자리에 있는 분들은 재능보다도 매우 성실한 분들이었던 거지.
성실함과 끈기, 라는 말은 매력적이지가 않아서 영상에서는 모두 생략되지만,
우리 삶에서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너와도 나누고 싶은 영상과 이야기여서 남겨놓는다.
우리 집 수험생의 9월 1일도 성실했기를 ^^